검찰은 e메일 중 변 실장이 신 씨에게 보낸 100∼200통을 분석한 결과 신 씨가 동국대 교수로 임용되기 전부터 변 실장과 ‘가까운 사이’로 지내 온 사실을 확인했다. 신 씨가 변 실장에게 보낸 200∼300통의 e메일 내용은 삭제돼 복구 작업을 거쳐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오전 변 실장을 출국금지하고, 이번 주에 변 실장을 피내사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신 씨가 변 실장에게 보낸 e메일에 각종 청탁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아 이번 사건이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검찰은 신 씨의 동국대 교수 임용 및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선임 과정에 변 실장이 관여했는지를 조사해 부당한 외압을 행사한 사실이 확인되면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노무현 대통령도 3일 신 씨 사건 보도에 대해 “소설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말해 ‘측근 감싸기’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e메일 내용에 대해 서울서부지검 구본민 차장은 “사적인 부분이라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지만 검찰의 고위 관계자는 “입에 옮기지 못할 내용”이라고 했다. 또 다른 검찰 관계자도 “부적절한 관계다. 내용이 노골적”이라고 말해 두 사람 간의 연애편지 형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해철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은 이날 긴급 브리핑에서 “정성진 법무부 장관은 9일 이 같은 내용과 함께 변 실장이 검찰 조사나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에게 알려 왔다”고 밝혔다.
전 수석은 변 실장이 △예일대 후배로 알던 신 씨와 수년 전부터 빈번하게 연락을 해 왔고 △7월 8일 장윤 스님을 만났을 때 신 씨 문제를 언급했으며 △7월 1∼5일 노 대통령의 과테말라 순방 수행 중에도 친구를 통해 장윤 스님과 간접적으로 연락한 사실이 그동안의 변 실장 해명과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호주 방문을 마치고 이날 오전 귀국한 노 대통령은 변 실장의 사표를 수리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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