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전 지사는 남북 정상회담과 관련해 “북한 핵 문제 해결 의지를 확인하고 평화선언, 6·25전쟁 국군포로와 이후 행방불명자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었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손 전 지사가) 대통령과 각을 세우는 것은 졸렬한 전략”이라고 했다.
“하하. (캠프) 의원과 참모들이 더는 상대하지 말라는데…. 내가 무슨 억하심정이 있다고 대통령을 걸고넘어지겠나. 처음에는 허허 웃고 넘겼지만 이번에는 대통령의 금도를 말한 것이다. 경선, 대선에 관여하는 잘못된 자세에 대한 엄중한 경고다.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이 ‘국면 전환용’ 각 세우기라고 한다는데 나는 ‘국면 전환’ ‘특단의 대책’, 이런 걸 못한다.”
그러나 손 전 지사는 12일 KBS 라디오 프로그램을 통해 “(대통령은) 정치에 대해서는 이제 보이는 게 있어도 보지 말고, 들리는 게 있어도 듣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신당의 구태정치가 ‘한나라당보다 더 심하다’고 보나.
“그렇게 비교할 것은 없다. (이 사람들이) 새로운 길을 찾으려는 자세가 됐느냐에 대한 회의와 거기에 적당히 타협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나 자신에 대한 분노가 생겼다.”
―당내 경선에 여론조사 도입이 옳은가.
“정치는 크리에이티브한(창조적인) 거다. 한나라당은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하나. 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가 뭐 있나. 국민의 뜻을 최대한 반영해 대통령 선거에서 나타나는 표심하고 가장 가깝게 하자는 국민경선의 취지는 완전히 퇴색하고 조직, 동원, 혼탁 선거가 됐다. 청와대 고위층이 (손 전 지사 측 사람들에게) ‘당신 왜 거기 있느냐’고 하고 있다.”
―경선 드롭(사퇴)도 생각했나.
“내가 대통령이 되기 위해 한나라당을 나온 사람인데 왜 사퇴하나. 지금 당이나 청와대 분위기가 정말 이번 대선을 우리가 이기려고 하는 태도인지 아니면 지는 길로 나가려 하는 건지 모르겠다.”
―예비경선 결과가 박빙이었다.
“1인 2표제 아니었나. 내가 뭔지 알기나 했나. 난 이런 것들이 다 우습게 느껴진다.”
―본경선에서 자신 있나.
“대통령 하겠다는 사람이 경선에 자신 없으면 (어떡하나). 내가 적당히 경선해서 의원 몇 사람 데리고 지분이나 갖고 놀려고 한나라당 나와 이러고 있겠나.”
―자신감의 근거는….
“우리 국민은 역사가 필요로 하는, 시대정신에 맞는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택해 왔다. 국민은 저 사람이 이 시대를 이끌어 갈 지도자감이냐를 본다. 국민이 그걸 보면 나를 뽑는 거고 내가 못 미친다면 아무리 용을 쓰고 사술을 부려도 안 된다.”
―지지율에 변화가 거의 없다.
“알 때가 있겠지. 대선 과정이 그동안 이명박 박근혜 판이었으니까. 신당에 대한 관심이 이제 슬슬 모아지기 시작한다. 솔직히 언론도 한나라당 두 후보 중 선택되는 사람이 대통령 된다고 몰고 간 것 아닌가. 후보 자신은 (대통령이) 된다는 믿음과 해야 한다는 사명만 있으면 된다. 무엇보다 내가 하면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사명의 근거다. 맹목적 권력욕만으로 대통령을 하겠다고 하면 안 된다. 중요한 것은 역사를 보는 눈이고, 그게 시대정신이다. 그걸 내가 제일 잘할 수 있다. 나는 그 기운이 내게 있다고 생각한다.”
―유권자의 머리에 쏙 들어올 만한 시대정신이 없다.
“내가 선진평화를 얘기한 것은 우연이 아니고 우리 시대 과제이기 때문이다. 선진평화만큼 축약적으로 말해지는 게 없다. 자꾸 사람들은 섹시한 말만 찾는다. 나의 결정적인 흠이 섹시한 말을 못 찾는 거다. 그것도 중요한 정치적 능력인데….”
―한나라당 3등이 어떻게 1등을 이기냐고들 한다.
“지금 우리 당에서 나온 어떤 후보도 여론조사에서 다 그(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밑 아닌가. 양대 구도가 되면 결국 ‘인물론’ 싸움이다. 쟁점은 역시 경제와 플러스알파다. 이명박 식 경제 이미지를 약화시키기는 상당히 힘들겠지만 경제 해결 능력을 보여 줘야 한다. 마침 서울시장, 경기지사라는 지방자치단체 실적을 갖고 겨루게 된다. 그리고 통합이 플러스알파다. 첫째는 선진평화고 둘째는 사회통합이다. 이 후보가 나름대로 강점이 있다. 개혁표를 많이 끌고 갔다. 어려운 싸움이다. 그렇지만 이 후보한테는 통합보다는 역시 독선의 이미지가…. 당내에서 ‘1등 때리기’ 차원에서 하는 이야기엔 신경 쓸 것 없다. 언론도 그런 것 따라가면 타블로이드 된다.”
―‘손학규만의 뭔가’가 없다는 지적도 있는데….
“손학규는 일자리다. 다른 사람은 희망사항을 얘기하는 거고 나는 실적을 갖고 한다.”
―광주정신을 과거에 가둬두지 말자고 한 데 대해 다른 주자들이 비판했다.
“그런 말을 트집 잡고…. 그런 정치적 한계로는 미래·선진정치 얘기할 수 없다. 광주정신이 낡은 이념적 정파적 틀에 갇히면 그야말로 광주정신의 훼손이고 모욕이 된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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