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양숙 여사, 문화예술계와 교류할 기회 전무했다는데…

  • 입력 2007년 9월 14일 02시 58분


권 여사, 세계여성포럼 참석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운데)가 13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07 세계여성포럼’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경제  기자
권 여사, 세계여성포럼 참석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운데)가 13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린 ‘2007 세계여성포럼’에서 참석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김경제 기자
청와대에 걸려있는 그림 ‘통영항’ 청와대 본관 2층의 접견실인 인왕홀 서쪽 벽에 걸려 있는 그림 ‘통영항’. 청와대는 지난해 3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1억5000만 원을 주고 이 그림을 구입했다. 전혁림 화백의 작품으로 가로 7m, 세로 2.8m(1000호) 크기다.
청와대에 걸려있는 그림 ‘통영항’ 청와대 본관 2층의 접견실인 인왕홀 서쪽 벽에 걸려 있는 그림 ‘통영항’. 청와대는 지난해 3월 노무현 대통령의 지시로 1억5000만 원을 주고 이 그림을 구입했다. 전혁림 화백의 작품으로 가로 7m, 세로 2.8m(1000호) 크기다.
권양숙 여사, 문화예술계와 교류할 기회 전무했다는데…

현정부 전시-공연 분야에 공들여와

노무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가 12일 “대통령이나 저나 중앙정치의 이단적 존재라 인맥이나 인연이 일천하며 특히 문화예술계와는 교류를 할 기회가 전무했다”고 말한 것이 ‘뒷말’을 낳고 있다.

권 여사의 이날 발언은 신정아 씨 가짜 학위 비호 파문에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을 뛰어넘은 ‘윗선’이 개입됐을지 모른다는 의혹이 일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문화예술 분야에 많은 관심=권 여사는 문화예술계와 교류 기회가 없었다고 했지만 문화예술 분야에 공을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권 여사는 2003년 2월 노 대통령 취임 후 지금까지 미술전시회와 음악회에 10여 차례 참석했으며, 올 5월에는 예술의 전당 명예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권 여사는 2005년 3월 노 대통령과 함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삼성미술관 ‘리움’을 찾아 미술품을 감상했다.

권 여사는 올 5월 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태평양홀에서 열린 2007 한국국제아트페어(KIAF)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한국국제아트페어는 18개국 208개 화랑이 참여해 작품 5000여 점을 전시한 대형 미술행사였다.

권 여사는 2004년 10월 3일 코엑스에서 열린 2004 서울 세계박물관대회 개회식에 참석해 환영사를 통해 “문화재는 개인과 국가의 차원을 넘어서 세계가 함께 관리해 나가야 할 인류 공동의 자산”이라며 세계 문화유산 보존과 박물관, 미술관의 활성화를 강조했다.

또 올 6월 미국 워싱턴 스미스소니언 자연사박물관에 한국실이 개관하게 된 것도 권 여사의 공이 컸다. 권 여사가 2003년 5월 미국 방문 때 이 박물관을 찾아 한국실 설치를 요청했고, 이를 계기로 한국국제교류재단이 125만 달러를 지원해 오랫동안 발목을 잡았던 예산 문제가 해결됐다는 것.

권 여사는 노 대통령의 해외순방 때 동행하면 미술전시회나 박물관을 찾곤 했다.

권 여사는 2월 노 대통령과 스페인을 국빈 방문했을 때 마드리드 중심가에 있는 텔레포니카 전시장을 찾아 ‘백남준 1주기 특별전’을 관람했고, 20세기 현대미술 작품 전문미술관인 레이나 소피아 미술관을 방문했다. 2004년 12월 프랑스 순방 때는 재프랑스 작가들의 미술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해 동포 예술인들을 격려했다.

▽변 전 실장 부인 위로 오찬 논란=권 여사가 11일 변 전 실장의 부인을 청와대 관저로 불러 오찬을 함께한 것을 두고도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는 “권 여사가 여성의 처지에서 이번 사건으로 가장 큰 고통을 받고 있을 변 전 실장의 부인을 위로하기 위한 자리였다”고 설명했지만, 변 전 실장의 ‘부적절한 관계’가 언론에 보도된 당일 그의 부인이 청와대를 찾아 점심을 할 기분이었겠느냐는 얘기가 나온다. 김효석 대통합민주신당 원내대표는 “(권 여사가) 쓸데없는 짓을 했다”고까지 말했다.

청와대는 12일 오후 일부 언론사가 권 여사와 변 전 실장 부인의 오찬회동에 대해 확인해 달라고 하자 오후 11시경 뒤늦게 확인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청와대가 감추려 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통령이나 여사의 개인 일정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또 확인에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검찰에서는 여택수 씨가 2003년 8월 청와대 제1부속실 행정관 신분으로 롯데쇼핑으로부터 3억 원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을 때 권 여사가 눈물을 흘리며 마음 아파했던 일이 새삼 화제가 됐다. 여 씨는 2002년 노 대통령이 후보 시절 수행을 전담했고, 정권 초기에도 대통령 수행 업무를 한 386 측근이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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