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 이 두 후보는 손 후보의 TV토론 불참 소식이 전해지자 이날 오후 9시께 각각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내부회의를 가진 뒤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토론 참여를 결정하고, 손 후보와 당의 대응태도를 지켜보자며 일단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정 후보는 보고를 받은 뒤 "마음이 무겁다. 국민과의 약속인 TV토론에 참석하겠다"고 밝혔고, 손 후보를 설득하기 위해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후보는 "국민과의 약속은 지켜야 한다. 국가 지도자가 될 사람이 그렇게 움직여서는 안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 측 김현미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손 후보의 TV토론 불참 결정은 무척 당황스럽고 안타까운 일"이라며 "국민경선의 성공은 당과 민주개혁세력의 운명이 달린 문제임을 겸허하게 직시해야 하고, 당과 후보 모두 역사적 사명 앞에 겸손하게 나아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 측 김현 공보팀장은 "TV토론회는 국민과의 약속인데 경선의 유불리를 따지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저버리는 사람은 지도자가 될 자격이 없다"고 말했다.
정, 이 후보 측 캠프 내부에서는 무엇보다 손 후보의 향후 행보가 어떻게 될지에 대해 갖가지 분석을 내놓았다. 손 후보가 경선을 중도에 포기하려 한다는 전망부터 지도부에 대한 압박 차원의 불참 등으로 엇갈린 해석이 나오기도 했으나 정동영, 이해찬 후보의 경선 가도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점에선 똑같은 입장이었다.
이 후보 측 한 의원은 "손 후보가 불참하면 결국 TV토론을 보는 국민이 손 후보의 자질을 어떻게 평가하겠는가"라며 "이 후보는 정해진 길대로 꾸준히 가면 된다. 국민은 이해찬 후보만이 제3기 민주정부를 세우는데 적합한 후보라는 점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핵심참모도 "2002년 민주당 경선과 비슷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당시 한화갑 후보도 중간에 못 버티고 탈락했고, 이인제 후보도 토론에 불참한 상황이 있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경선을 포기했다"며 "손 후보가 경선포기 수순으로 가는 것 아니냐"고 전망했다.
정 후보 측 한 의원은 "손 후보가 당내 중진의원들에게 압박을 넣어 자신을 도와주지 않으면 나가겠다는 식으로 나오는 것 같다"며 "하지만 결국은 드롭하기 위한 수순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손 후보가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고 앞으로 진행될 경선에서도 별 가망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며 "손 후보가 동원 경선 문제를 제기하며 지도부와 당 중진에게 요구사항을 내걸 경우 오히려 역풍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