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경선 판 깨질라…”

동원선거설에 당권거래설까지 ‘진흙탕 싸움’

鄭-李, 孫빠진 TV토론회서 ‘조직선거’ 설전

대통합민주신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진 조직·동원 선거 논란이 19일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경선주자 TV토론 불참과 칩거로 파행 국면을 맞고 있다.

그동안 중립을 표방해 온 중진의원들도 경선 양상에 대해 분열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당 지도부마저 “(불공정 경선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고 나서기 시작했다.

‘당권 거래설’과 지도부 책임론까지 제기되는 등 당 전체가 주자들 간의 ‘진흙탕 싸움’에 휘말려들 조짐마저 엿보인다.

당 지도부는 이날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이해찬 전 국무총리에게도 TV토론 불참을 권유했지만 두 주자는 거부했다. 정 전 의장 측은 “신당이 손학규 당이냐. TV토론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참여 의사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 측도 이날 오후 9시경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토론 참여를 결정했다.

손 전 지사가 불참한 가운데 벌어진 TV토론에서 두 주자는 조직·동원 선거 논란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이 전 총리는 “정 전 의장이 국민과 당에 심대한 피해를 끼쳤다. 명백히 사과하라”고 주장했다. 정 전 의장은 “자발적으로 투표한 분들을 동원됐다고 매도한다면 그분들에게 모욕”이라고 반박했다.

손 전 지사 측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구태정치에 대한 투쟁’을 선언했다. 지금과 같은 투표 양태가 계속되면 29일 광주·전남 경선에서 정 전 의장에게 또다시 밀릴 것이라는 위기의식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손 전 지사 측 김부겸 선거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날 “국민이 아니라 계파 수장 휘하의 극소수 조직원의 경선이다. 이런 상태로 경선을 계속해서는 누구를 뽑는다 해도 대선은 사실상 물 건너간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는 ‘경선 관련 각종 의혹사례 진상조사위 구성’, ‘조직 동원선거 방지책 제시’, ‘국민 참여 활성화를 위한 당 차원 조치 강구’ 등을 당 지도부에 요구했다.

이 전 총리 측 유시민 선대위원장도 18일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의장 측에서 전북 모 지역 선거구 두 명에게 공천 약속을 하고 선거운동을 시킨다고 한다. 당이 망하는 길이다”라며 ‘공천 장사’ 의혹을 제기했다.

당 중진 및 소장파 의원들도 18, 19일 연쇄 회동을 갖고 조직·동원 선거 논란에 우려를 나타내며 불협화음을 진정시켜야 한다는 데 한목소리를 냈다. 19일 오전에는 김근태 문희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정대철 상임고문이 모였고, 김영춘 의원 등 이른바 중립파 의원들도 따로 만났다. 중진 모임에서는 정 전 의장이 최근 자신에 대한 지지를 선언한 김한길 의원에게 ‘당권 보장’ 밀약을 했다는 얘기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진들은 20일 오전 서울 모처에서 만나 조직·동원 선거 논란과 관련해 당에 촉구할 절충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