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 “조직표가 쓰나미처럼 휩쓸어도 경선 완주해 승리할 것”

  • 입력 2007년 9월 23일 03시 02분


■ 손학규 격정 토로

21일 선거대책본부를 해체하고 ‘민심 속으로’ 뛰어들어 대선후보 경선에서 승리하겠다고 선언했던 대통합민주신당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21일과 22일 광주∼창원∼부산∼여수∼목포∼순천∼광주를 누비며 숨 돌릴 틈조차 없이 민생현장을 파고들었다. 손 전 지사는 추석 연휴가 끝날 때까지 계속 광주와 전남 지역을 돌며 시장 등 ‘바닥 민심’에 호소할 수 있는 곳을 찾을 예정이다.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과 이해찬 전 총리에 비해 조직력이 열세이므로 지역민심 전체를 움직이지 않으면 승기를 잡을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손 전 지사 측은 인터넷을 통해 ‘국민의 손 자원봉사단’ 구성에 나서 이미 1000여 명의 신청을 받았다.

기자의 끈질긴 요청에도 ‘민생 행보’만을 고수하던 그는 동행 이틀 만인 22일 여수시 2012 여수세계박람회 홍보관에서 인터뷰에 응했다.

―이틀 동안 경선 일정을 중단하고 잠행하다가 경선 완주를 선언한 의미는….

“시작했으면 끝까지 하는 거지 완주를 따로 선언하나. (내가 선언한 것은) 조직 선거, 동원 선거, ‘차떼기’ 실어 나르기에 의해 국민경선의 본질이 왜곡된 것을 정상적인 궤도로 돌려놓겠다는 것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도가 정 전 의장에게 뒤졌다.

“동원된 당심이 전체 국민의 민심을 왜곡하고 오도했다. 보통은 민심에 당심이 따라가기 마련인데 워낙 동원되고 조직화된 표가 쓰나미처럼 휩쓸다 보니 착시현상이 벌어진 것 같다.”

―29일 있을 광주 전남 지역 경선 대책은….

“광주 민심이 광주 정신을 제대로 발휘할 것으로 믿는다. 광주 정신은 구태 정치, 동원 선거, 금권 선거가 아니다. ‘대선은 이미 지나갔으니 적당히 야당이나 하면서 당권 잡자, 거기서 공천 보장받자’, 이런 패배주의는 광주 정신이 아니다. 광주 정신은 승리의 정신이기 때문에 이명박 후보를 이길 후보를 선택하리라 본다.”

―조직을 포기하고 민심만으로 경선을 치른다는 실험이 성공할 수 있을까.

“성공하리라 본다. 지금 대통합민주신당이 왜 이렇게 됐나. 새로 집은 지었지만 낡은 구태 정치, 열린우리당의 정치 행태를 답습하려고 하니 ‘도로 열린우리당’ 아니냐는 비판을 받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이 바뀌었다고 해야 사람들이 경선에 참여할 것 아니냐.”

―경선 과정에서 무엇 때문에 분노했는지….

“이미 구체적으로 나왔지 않나. (정 전 의장이 압도적 지지를 받은) 충북 보은 옥천 영동군의 투표는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 것이다. 더 무슨 증거가 필요한가. 충북 전체 인구의 9.5%에 불과한 지역이 충북 투표인 수의 40% 이상을 차지했다는 것이 제대로 국민의 마음을 반영한 결과인가.”

―그래도 ‘불리하면 가출한다’는 비판이 있다.

“비판이 있을지는 모르지만 궤도를 이탈한 경선을 정상 궤도로 올려놓기 위한 작업이다. 내가 강력하게 항의하고 경고를 하니까 그때서야 당에서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불리하면’이 아니라 정상 궤도로 옮겨놓기 위한 것이다.”

―경선 완주를 선언하고도 국민과 만나는 부산에서의 TV합동토론회 참여를 거부했는데….

“21일 부산 토론회에 불참한 것은 경선이 왜곡되고 잘못 진행되는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였다. 앞으로는 공식 일정에 참여하겠다.”

―진짜 중도 사퇴는 없나.

“없다. 끝까지 뛰어서 반드시 승리하겠다.”

여수=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