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던 대통합민주신당 동원경선… 달랑 2건뿐?

  • 입력 2007년 9월 28일 03시 06분


선거인단 대리 접수, 동원 선거 논란을 빚고 있는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이 주자들 상호간 무차별 의혹 제기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진상조사를 맡고 있는 당 공정경선특위 관계자들조차 “근거도 없는 막무가내식 조사 요구가 난무하고 있다. 이러다가 당이 망할 판”이라고 말할 정도다.

공정경선특위 우원식 진상조사단장은 27일 그동안 각 캠프에서 제출한 의혹에 대한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조사 중인 2건을 제외하면 대부분 근거가 없거나 뚜렷한 혐의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조사단은 충북 보은군청 공무원 10명이 본인 몰래 선거인단에 등록된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단은 이들을 대리 접수시킨 사람들의 신원을 확보해 후보 캠프와의 관계를 조사하고 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 캠프가 제기한 ‘충북 옥천군에 사는 이모 씨가 자신의 관광버스로 20∼30명을 투표장인 보은군청까지 태워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 단장은 “이 씨와 통화한 결과 ‘투표하러 가는 길에 같은 장소로 가고 있던 동네사람 12, 13명을 태웠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조사 후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우 단장은 △옥천 지역 승합차 동원 의혹 △충북 보은·옥천·영동군수의 선거 개입 의혹 △보은 지역 대형버스 5대 동원 수송 의혹 등은 조사 결과 근거가 없거나 의심할 만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조사단의 활동에 한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우 단장도 “제기된 의혹 중에는 ‘투표율과 지지율이 이렇게 높은 것은 명백한 동원선거 때문이니 조사해 달라’는 것도 있다. 대부분 조사 자체를 할 수 없는 제보였다”며 진위 규명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조사단의 한 관계자는 “장의차가 보은군청으로 가고 있으니 조사해 달라는 등의 황당한 신고도 있었다. 아무 근거도 없이 승합차 사진 두 장만 덜렁 찍어 놓고 ‘동원선거의 증거’라고 우기는 판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손 전 지사 측 우상호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사실이지만 사실이 아니라고 봐 주면 좋겠다는 바람이 저변에 녹아있는 것 같다”며 조사 결과에 유감을 표시했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측 선병렬 종합상황본부장도 ‘정동영 후보 측의 부정선거에 대한 규제 및 고발을 촉구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검찰 등 수사기관의 조사를 요구했다. 이에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측 노웅래 대변인은 “손 전 지사, 이 전 총리 측의 주장이 ‘아니면 말고’ 식 헐뜯기 정치라는 것이 드러났다. 당이 허위사실을 유포한 두 후보에 대해 엄정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역공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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