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작년7월 미사일 발사때 美정부 일각 대북 선제공격 주장

  • 입력 2007년 9월 28일 03시 06분


루드 국무부 차관보 증언

지난해 7월 5일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비롯한 미사일 7발을 무더기로 시험 발사했을 때 미국 행정부의 일부 관리가 대북 선제공격을 거론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존 루드 미 국무부 비확산담당 차관보는 26일 국제무기교역회의 참석차 영국을 방문해 AP통신과의 회견에서 미사일방어(MD) 계획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루드 차관보는 “당시 행정부의 몇몇 관리가 (북한 미사일 기지에 대한) 선제공격론을 제기했다”며 “그러나 북한 미사일을 막아낼 수 있는 미사일 요격 시스템이 이미 가동 중인 만큼 심각하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미 행정부 내 어느 부처에서 어느 정도 진지한 계획을 갖고 대북 선제공격 문제를 꺼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루드 차관보는 당시 선제공격론이 주목받지 못한 이유에 대해 “동북아 지역으로 군사력을 재배치하고 군의 경계태세를 높이면서 긴장을 고조시킬 필요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미국이 국제사회로부터 부정적 평가를 받는 선제공격 독트린에 덜 의존하기 위해서라도 “북한 이란과 같은 장거리미사일 개발 국가가 미국을 먼저 공격할 가능성을 줄이는 것이 필요하며, MD 계획이 그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알래스카 주와 캘리포니아 주에 MD 기지를 두고 있다. 군사전문가들은 이 시설이 북한의 미사일 공격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북한의 대포동 2호는 사거리가 4300∼6000km로 알려져 있지만 지난해 7월 시험 발사 때는 미사일이 공중에서 부러지면서 발사대에서 2km 거리에 떨어졌다. 미군 당국은 대포동 2호 개량형의 최대 사거리가 1만5000km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면서 알래스카와 하와이는 물론 미 서부 해안까지 도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루드 차관보는 이란의 미사일 공격에 대한 두려움이 불러올 선제공격에 의존하지 않으려면 폴란드와 체코에 MD 기지를 설치하는 게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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