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살아나가고 싶어 검찰에 신세 안졌다”

  • 입력 2007년 10월 9일 03시 04분


노무현 대통령이 “검찰은 장악하려야 장악도 안 되지만 일부러 검찰 신세를 절대 지지 않았다. 임기 끝내고 살아서 내 발로 걸어 나가고 싶어서였다”고 말했다고 인터넷매체 ‘오마이뉴스’가 8일 보도했다.

노 대통령은 “참여정부의 권위주의 해체와 권력 분산은 자의 반 타의 반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김영삼 김대중 대통령은 막판에 언론에 타살당했다. 나는 송장이 안 되고 떳떳이 걸어 나가겠다. 자기 방어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이 지난달 2일과 16일 두 차례 청와대에서 가진 8시간 동안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오마이뉴스는 전했다.

지난달 2일은 노 대통령의 386 측근인 정윤재 전 대통령의전비서관의 부산 건설업자 세금 탈루 무마 의혹 사건이 터진 직후이고, 지난달 16일은 노 대통령의 61세 생일날로 변양균 전 대통령정책실장의 신정아 씨 비호 의혹이 밝혀진 직후다.

노 대통령은 권력론, 민주주의론, 지도자론, 시민사회론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고 있으며, 이 공부를 바탕으로 자신의 체험과 연결해 “정치학 교과서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또 “정치권력은 하나의 권력일 뿐이다. 진정한 의미의 권력은 시민사회에서 나온다”며 “대통령을 퇴임하면 권력으로부터 떠나는 게 아니다. 진정한 권력 속으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다. 시민사회 속으로”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말씨와 자세에서 대통령 할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자평하고, 특히 2005년 한나라당과의 대연정 시도에 대해 “나의 자만심이 만들어 낸 오류로 아주 뼈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지지자를 만나면 ‘나 때문에 힘들었지요’라고 말한다”며 “내가 지지자들에게 제일 미안한 점이 바로 그 점이다. 나를 지지한 것 때문에 힘들게 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다음 대통령은 좀 부드러운 사람이 됐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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