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사 측 “靑서 항의전화 왔다고 들어”
‘놈현스럽다’ 등 노무현 대통령을 비하하는 단어와 풀이를 수록한 국립국어원의 ‘사전에 없는 말 신조어’를 낸 출판사(태학사)가 한때 이 책의 회수를 검토하는 소동을 벌였다.
이 책의 출판과 배포를 맡은 태학사 관계자는 “국립국어원 측이 ‘청와대에서 항의 전화가 왔으니 이를 전량 회수할 수 있느냐’는 문의를 해와 난색을 표명하자 이를 철회했다”고 10일 말했다. 국립국어원 관계자도 “청와대에서 전화가 온 모양이어서 내부 분위기가 뒤숭숭하다”고 전했다.
이 책은 초판 1000부를 찍었으며 일부 언론이 ‘놈현스럽다’(기대를 저버리고 실망을 주는 데가 있다) ‘국회스럽다’(자신의 이익을 위해 비열하게 다투거나 날치기 등 비신사적인 행동을 일삼는 면이 있다) 등을 뽑아 소개했다.
‘사전에 없는 말 신조어’는 2002∼2006년 언론과 누리꾼 등이 현 세태를 반영해 새로 만들어 쓴 3500여 개의 단어와 그 풀이를 가나다순으로 정리한 신조어 사전으로, ‘노비어천가’(노 대통령을 치켜세우는 것) ‘노짱’(노 대통령을 속되게 이르는 말) 등을 수록하고 있다.
‘검사스럽다’(행동이나 성격이 바람직하지 못하거나 논리 없이 자기주장만 되풀이하는 데가 있다) ‘면창족’(퇴직하라는 압력을 받으며 별다른 일없이 창밖만 바라보는 사람) 등도 함께 담고 있다.
이상규 국립국어원장은 “인권 침해의 소지가 있거나 풀이가 잘못된 부분이 뒤늦게 발견돼 바로잡을 수 있는지를 검토해 보라 지시했을 뿐 아무것도 결정된 것은 없다”며 “이와 관련해 청와대에서 전화가 왔는지에 대해선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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