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전 국무총리 측은 11일 휴대전화 2차 투표에서도 3위 탈출에 실패하자 실망감이 역력했다. 상당수 친노(親盧·친노무현) 유권자들도 사표(死票) 방지 심리 때문에 손학규 전 경기지사에 표를 던진 것 아니냐는 자체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미 이 전 총리 측 일부 친노 인사는 손 전 지사 측과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총리 측 핵심 인사는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을 대선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는 기류가 형성돼 차라리 손 전 지사와 후보 단일화하자는 소수 의견도 있는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지금의 틀로 끝까지 가자는 후보의 태도가 워낙 확고해 성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했다.
이 전 총리 측은 내년 총선까지 당 운영의 주도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라도 ‘민주개혁세력’을 결집시킬 명분이 필요하고, 이 명분은 경선을 ‘굿 루저(good looser·훌륭한 패배자)’로 마무리하는 데서 극대화된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
캠프 측은 다만 경선 마지막 날까지 정 전 의장 측의 불법 명의도용 문제는 계속 제기하기로 했다. 이날 휴대전화 선거 직후 김형주 대변인이 “손 후보에게 진심으로 축하 말씀 드린다”면서도 정 전 의장을 겨냥해 “아직 진실의 해는 뜨지 않았다”고 발언한 것도 이 같은 기류를 반영한 대목이다.
캠프의 한 관계자는 “당규상 선출된 대선후보자에게 문제가 생겨 낙마하면 차점자가 자동 승계하는 게 아니라 다시 경선을 하게 된다. (불법 동원 경선 혐의에 휩싸여 있는 정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일말의 가능성이 있는 만큼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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