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측 “분위기 바뀌었다” 鄭측 “선거 맛이 난다”

  • 입력 2007년 10월 12일 03시 03분


《대통합민주신당의 대선 경선 휴대전화 투표에서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차에 이어 2차에서도 1위를 하면서 경선의 승부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손 전 지사는 누적 투표 합계 순위 1위인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지만 1, 2차 휴대전화 투표의 승리로 역전을 시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다. 반면 1, 2차 휴대전화 투표에서 모두 3위를 한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2위와의 격차가 더욱 벌어지며 패색이 짙어졌다.》

득표율 격차 3%P대… 鄭-孫 경합 양상

14일 ‘원샷 경선’ 투표율이 승패에 변수

▽‘역전의 바람’ 불까=1차 휴대전화 투표에서 손 전 지사의 득표율은 정 전 의장보다 3.0%포인트(645표) 높았다. 2차 투표율 격차도 이와 비슷한 3.8%포인트(2071표)였다. 투표율도 1차 70.6%, 2차 74.9%로 별 차이가 없었다.

만약 선거인단이 13만5000여 명인 3차 휴대전화 투표에서도 투표율이 70%를 넘고 손 전 지사가 정 전 의장을 3.0%포인트 이상 앞설 경우, 손 전 지사는 정 전 의장을 2800여 표 이상 앞서게 된다.

그래도 누적 투표에서 손 전 지사가 정 전 의장을 따라잡을 수는 없으나, 두 후보의 격차는 1만558표에서 7000여 표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산술적으로만 따지면 1, 2위 승부는 14일 ‘원샷 경선’이 치러질 서울 경기 전북 등 8개 지역 선거인단(105만여 명)의 선택에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원샷 경선’의 투표율이 이미 경선이 치러진 8개 지역 평균(19.2%)과 비슷할 경우 투표자가 20만 명을 넘기 때문이다.


촬영:김동주 기자


촬영:김동주 기자

휴대전화 투표율이 70%를 넘기면서 경선 자체에 대한 관심을 자극해 ‘원샷 경선’의 투표율이 30%를 넘길 것이란 전망도 있다. 이 경우 ‘원샷 경선’이 승패에 미치는 영향력은 더 커진다.

관심의 초점은 손 전 지사가 휴대전화 투표에서 연속해 승리한 여세를 몰아 ‘원샷 경선’에서 바람을 불러일으킬지다.

손 전 지사 측은 “휴대전화 선거에서 내리 이겨 분위기가 완전히 손 전 지사 쪽으로 쏠릴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휴대전화 투표 결과 격차가 3%포인트대에 머물러 손 전 지사의 ‘압도적 우세’라기보다는 정 전 의장과 경합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바람을 불러일으키기에는 표 차이가 너무 작다는 것.

전체 경선에서 10%의 비중을 차지하는 여론조사는 10, 11일 이틀에 걸쳐 마무리됐기 때문에 2차 휴대전화 투표의 결과에 영향을 받지는 않는다.

따라서 여론조사 결과는 최근 각 언론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 큰 차가 없을 것이라는 것이 여론조사 전문가들의 대체적 관측이다. 특히 이번 여론조사에선 한나라당 지지층을 제외했다. 최근 언론사들의 여론조사에서 범여권 지지층만 따질 때는 정 전 의장의 지지율이 손 전 지사보다 대체로 높았다.

▽휴대전화 투표, 수도권 20∼40대가 좌우=손 전 지사가 1, 2차 휴대전화 투표에서 앞설 수 있었던 데는 휴대전화 선거인단 중 서울과 경기지역 거주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경기지사를 지낸 손 전 지사는 수도권에서 강세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차 휴대전화 선거인단 7만5000명 중 서울 거주자는 27.2%인 2만367명에 달했다. 경기 거주자는 19.9%인 1만4941명이었다. 나머지 14개 지역 중에선 광주가 6287명(8.4%)으로 가장 많았다.

1차 휴대전화 선거인단의 지역별 분포도 서울 28.0%, 경기 20.4%로 2차와 비슷했다.

2차 휴대전화 선거인단의 연령별 분포는 30대가 31.3%, 40대가 27.2%, 20대가 25.7%로 20∼40대가 80%를 넘겼다. 1차 선거인단의 연령별 분포도 이와 흡사했다.


촬영:김동주 기자

▽각 후보 반응=손 전 지사는 이날 2차 휴대전화 투표에서 1등을 예상한 듯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의 투표 결과 발표장에 참석했다. 반면 정 전 의장과 이 전 총리는 당사에 나타나지 않았다.

손 전 지사 측 조정식 의원은 “수도권을 돌아보니 1차 휴대전화 투표에서 정 전 의장을 600여 표 이긴 것만으로도 분위기가 확 바뀐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장 측 대변인 노웅래 의원은 “이래야 경선의 맛, 선거의 맛이 난다. 적어도 누적 합계 1위를 하는 후보가 2, 3위 후보에게 가끔 져 줘야 아름다운 경선이 된다”며 여유를 잃지 않으려 애썼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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