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때 소실된 금강산 ‘신계사’ 남북 공동 복원

  • 입력 2007년 10월 15일 03시 01분


6·25전쟁 당시 불에 타 없어졌던 금강산 신계사가 반세기 만에 원래 모습으로 복원됐다. 13일 남북 불교계 관계자들은 신계사 경내에서 낙성법회를 열고 복원을 축하했다(왼쪽 사진). 신계사 낙성식에서 만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오른쪽 사진 왼쪽)과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 유영선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금강산=윤영찬 기자·연합뉴스
6·25전쟁 당시 불에 타 없어졌던 금강산 신계사가 반세기 만에 원래 모습으로 복원됐다. 13일 남북 불교계 관계자들은 신계사 경내에서 낙성법회를 열고 복원을 축하했다(왼쪽 사진). 신계사 낙성식에서 만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오른쪽 사진 왼쪽)과 북한의 조선불교도연맹 유영선 위원장이 악수하고 있다. 금강산=윤영찬 기자·연합뉴스
6·25전쟁 당시 소실됐던 금강산 신계사가 남북 불교계 공동으로 복원작업에 착수한 지 3년 6개월여 만에 완공돼 13일 경내에서 낙성법회를 가졌다.

표훈사 장안사 유점사와 함께 금강산 4대 사찰 중 하나였던 신계사는 이로써 대웅보전과 만세루 극락전 등 모두 14개 전각이 복원됐으며 앞으로 남북 불교계의 교류와 전통 문화재 공동복원 사업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낙성법회에서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 스님은 “신계사 복원불사는 남과 북, 북과 남 불자들의 마음과 땀이 어우러지고 남과 북의 목재, 물, 돌, 흙들이 하나로 모여 소중한 우리 민족의 성지를 새롭게 태어나게 한 과정이었다”며 “민족의 대화합과 통일민족사에 길이 남게 될 우리 불교도들의 큰 걸음이자 노력”이라고 말했다.

북측 조선불교도연맹 유영선 위원장은 “북남이 힘을 합쳐 복원한 신계사는 명실 공히 우리 불교도들의 협력과 연대의 상징이자 통일기원의 도량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날 법회에는 남측에서 지관 총무원장과 조계종 중앙종회의장인 자승 스님, 포교원장 혜총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인 운산 스님, 관음종 총무원장인 홍파 스님, 김의정 중앙신도회장, 윤만준 현대아산 사장, 대통합민주신당 이광재 의원, 유홍준 문화재청장 등 350여 명이 참석했다.

북측에서는 유 위원장과 정서정 조불련 서기장, 김석환 문화성 문화보존국장 등 30여 명이 참석했으며 대만의 국제불광회 중앙청년회 소속 신정 스님 등 20여 명이 축하사절로 참석했다.

이날 남북 불교계 대표들은 비공개 회동에서 서기 372년 중국 진나라 순도 스님이 평양에 세운 것으로 전해지는 성문사의 복원과 남측 승려의 신계사 상주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강산=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남북 단청-건축용어 달라 고생”▼

13일 금강산 신계사 낙성법회에서 남다른 감회에 젖은 사람이 있다. 2004년 11월 신계사 복원을 총책임지는 불사 도감으로 임명돼 북한에 상주하며 우여곡절의 복원과정을 진두지휘한 제정 스님(사진)이다.

그는 금강산 현대아산 직원 숙소에 머물며 날마다 오전 8시 10분 신계사에 올라가 공사를 지켜본 뒤 오후 6시 하산하는 일을 되풀이해 왔다. 제정 스님은 남북 간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신계사 최초의 주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순수한 종교 활동을 위해 북측에 상주하는 최초의 남측 종교인이 된다.

―남측 스님들이 상주하게 되는가.

“우리의 바람은 상주하는 것이다. 어차피 신계사를 찾을 사람들도 남측에서 온 신도들이다. 또 수좌스님들이 상주하며 수행했으면 좋겠다. 신계사는 예전에 미륵암이라는 선원을 가지고 있었던 선종의 가람이다. 이런 문제를 향후 북측과 협의해 나갈 것이다.”

―가장 힘들었던 일은….

“남측에서 자재를 가져오고, 기술자를 데려오고 하는데 정말 문제가 많이 있었다. 사람과 자재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최소 10일 전 북측에 통보를 해줘야 하는데 그걸 기다리며 일을 하기가 쉽지 않았다.”

―남북 간 사찰복원 방식이 달라 애로가 있었을 것 같은데….

“남북 간 오랜 단절로 단청이나 건축방식, 건축용어가 달랐다. 그래서 단청 안료를 시험적으로 칠해 본 뒤 3일 동안 토론과 합의를 거쳐 결정했다. 또 문제가 생기면 남북 학자들이 만나 풀었다. 우리는 설계도면과 준공도면이 있는데 저쪽은 설계도면만 가지고 건축을 한다. 준공도면의 개념을 이해하지 못했다.”

금강산=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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