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부 “일자리 창출” 현금성 지원사업예산 34조원

  • 입력 2007년 10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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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 이후 노동부가 일자리 창출과 직업 능력 개발 등을 위해 ‘현금성 지원’ 126개 사업에 34조9548억 원의 예산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성 지원사업은 정부가 수급자나 수급자에게 훈련을 시키는 교육기관, 취업을 시켜 준 고용자 등에게 직접 현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그러나 이들 예산의 연평균 집행률은 86.2%에 불과했고, 부정 수급액도 854억 원에 이르러 정부가 일자리 창출사업 지원이라는 생색을 내기 위해 예산을 계획 없이 늘렸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이 12일 노동부로부터 126개 현금성 지원사업명을 제출받은 뒤 노동부 결산보고서 등에서 사업 결과를 분석한 데 따른 것이다.

한 의원에 따르면 노동부의 현금성 지원사업 예산은 2003년 5조1210억 원(93개 사업)에서 2006년 7조9629억 원(121개 사업), 올해 8조7235억 원(122개 사업)으로 매년 늘어났다. 현 정부 들어 새로 생긴 현금성 지원사업은 33개였고 사라진 사업이 4개였다.

그러나 노동부가 평가한 126개 사업의 연평균 집행률은 86.2%에 그쳤다. 매년 받아 놓은 예산 중 13.8%는 쓰지 못하고 이월된 셈이다.

고용보험기금에서 근로자들의 직업 능력 개발을 위해 지급된 근로자 수강지원금 제도는 2003년도 5만3000명에게 지원될 예정이었으나 2만9177명에게만 지원돼 55.1%의 목표 달성률을 보였다.

그러나 이듬해 예산은 2003년 60억 원에서 117% 급증한 130억 원이 책정됐다. 2004년도 목표 달성률이 68.5%에 그쳤지만 2005년 예산은 또다시 45% 증가한 189억3000만 원이 책정됐다.

이런 사업 확대로 인해 무분별한 지원이 이루어져 지급되지 말아야 할 곳에 지급된 근로자 수강지원금 부정 수급은 2억3000만 원에 이르렀다.

한 의원은 “한 컴퓨터학원에 실태 조사를 나간 결과 근로자 수강지원금을 받은 20명의 학생 중 실제 수강하고 있는 학생은 4명에 불과했다”며 “노동부는 취업훈련비용으로 전체 1조1606억 원을 투입했는데 실제 훈련 참여인원의 취업률은 47.8%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사업 예측이 정확히 맞아떨어지지 않는 등의 이유로 배정받은 예산을 다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는 것은 사실이며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나성엽 기자 cp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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