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전함 영해침범… 정상선언에 도전”

  • 입력 2007년 10월 22일 03시 05분


北 ‘NLL 불인정’ 재확인… 국방회담 앞두고 ‘남남분열’ 노린듯

북한이 21일 “남측 해군이 북측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하며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기존 태도를 재차 확인했다.

북한이 이 같은 태도를 보인 것은 이달 초 열린 남북 정상회담 이후 처음이며 올해 들어서는 5번째다. 북한은 앞서 5월 3차례, 6월 1차례 남한이 북한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해군사령부의 발표를 인용해 남측 해군 전투함들이 북측 영해를 침범했다고 주장한 뒤 “이는 북남 정상선언에 대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노골적인 도전이며 북남 관계를 대결국면으로 몰아가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또 “(정상선언에서)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를 설치해 공동어로구역과 평화수역을 설정하기로 합의한 오늘에 와서까지 남조선 군 당국이 불법적인 NLL을 고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우리의 신성한 영해에 들어와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남조선군 해군 함선들의 무모한 군사적 도발행위를 결코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이런 주장은 다음 달 남북 국방장관 회담을 앞두고 김장수 국방부 장관의 NLL 고수 방침에 대한 반대의 뜻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 이후 끊이지 않고 있는 남한의 NLL 논란을 더욱 부채질해 남남분열을 일으키려는 속셈도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NLL은 1953년 7월 남북 간 육상경계선을 설정한 정전협정 직후 마크 클라크 주한 유엔군 사령관이 북한과 협의 없이 일방 설정해 북한에 통보한 해상경계선이다. 북한은 1973년 NLL 남쪽을 북한 수역이라고 처음 주장한 이후 수시로 NLL을 넘어와 남한과 충돌을 빚고 있다. 국방부에 따르면 북한은 올해 17차례 NLL을 침범했다.

북한은 5월 제5차 남북 장성급회담 기간 중에도 “남조선군이 서해 5개 섬 수역에 무력을 집결시키고 우리 측 영해 깊이 전투함선을 매일같이 침입시키고 있다”며 “남조선군이 (북측 영해에) 전투함선들을 내모는 것으로 우리를 견제하고 불법적인 NLL을 고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처럼 어리석은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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