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 후보가 경선 절차를 통해 대선 후보로 선출됐고 대통합민주신당이 사실상 기존 열린우리당의 정통성을 잇고 있는 만큼 노무현 대통령이 현재 지지할 수 있는 후보는 사실상 정 후보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정 후보가 그동안 노 대통령과 청와대에 대해 해 왔던 일련의 행적을 돌아보면 적극적으로 지지하기는 어렵다”며 “표현하자면 ‘소극적 지지’ 정도가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노 대통령과 정 후보의 관계 회복에 대해 “정치적 원칙에 대한 신뢰 회복과 공감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정 후보에 대해 ‘지지’란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지만 노 대통령과 정 후보 간 ‘정치적 거리감’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가 절차를 통해 선출된 대선 후보여서 어쩔 수 없이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하지만 노 대통령은 새천년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 ‘탈(脫)DJ(김대중 전 대통령) 행보’를 보였다. 2002년 6월 새천년민주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고, 자신의 지지율이 바닥세에서 탈출하지 못하자 세 아들 게이트로 레임덕 상태였던 DJ와의 차별화를 통해 돌파구 마련을 시도한 것.
노 대통령은 7월 4일 기자회견에서 중립내각 구성을 요구하는 한편 DJ 차남 김홍업(현 대통합민주신당 의원) 씨가 부이사장으로 있던 아태평화재단의 해체, DJ 장남 김홍일 당시 의원의 거취에 대한 김 대통령 부자의 결단을 촉구했다. 당시 청와대는 “유감스럽다”며 못마땅해했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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