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주둔 연장 반대” 盧대통령과 각세우기

  • 입력 2007년 10월 24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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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는 파병 연장 반대 결정을 내리기까지 상당히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후보 측의 한 핵심 인사는 23일 “정 후보가 ‘연내 철군’이란 국민과의 약속 준수를 대전제로 전문가들을 여러 명 접촉해 파병 연장 반대가 한미동맹과 6자회담에 악영향을 끼칠지 세밀히 따져본 뒤 반대키로 최종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한미 간) 실익관계는 (한미공조와) 별개의 문제로 봐야 한다”며 “이번 파병 연장 결정이 한미공조를 더욱 강화할 것이란 판단을 한 것”이라고 밝혔다.

파병 연장 결정을 한 노무현 대통령과 이에 반대한 정 후보가 똑같은 사안을 놓고 정반대로 판단한 것이다.

또 정 후보는 파병 연장을 반대할 경우 열린우리당 해체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노 대통령과의 관계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도 우려했다는 후문이다.

정 후보는 이날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노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 형편없이 매도당하고 억울한 꼴을 당할 것”이라며 연대의식을 보이기도 했다.

파병 연장 문제가 대선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경우 대결 구도가 파병 연장 찬성파인 ‘노 대통령-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민주당 이인제 후보’ 대(對) 반대파인 ‘정 후보-문국현 전 유한킴벌리 사장’으로 형성되면서 전선이 얽히게 되는 상황도 정 후보에겐 부담이다.

그러나 지지율 상승 속도가 예상보다 느린 상황에서 지지층의 결집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파병 연장 찬성’ 결정을 할 수는 없었다는 것이다.

또 정 후보가 겉으로는 노 대통령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이면서도 내심 강한 대선 후보로서의 면모를 보이기 위해 노 대통령과 각을 세우려는 생각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많다.

정 후보의 한 측근은 “정 후보가 노 대통령과 인간적인 관계를 회복하려고 애쓰는 것은 맞다. 그러나 정책과 원칙을 놓고 부닥치는 일이 생길 경우엔 피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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