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총영사관, 통외통위 보고장소 변경 소동

  • 입력 2007년 10월 29일 03시 12분


“공관 업무보고 왜 호텔서 하나”따가운 여론 눈총에 ‘없던 일로’

국회의원들이 해외 공관의 업무현황 보고를 숙소인 호텔에서 받는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와 로스앤젤레스 총영사관이 29일로 예정된 총영사관의 업무현황 보고 장소를 로스앤젤레스 공항 인근의 M호텔로 잡았다가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해 총영사관으로 ‘원상복구’했다.

현황보고에는 통외통위 미주감사반의 일부인 대통합민주신당 김원웅, 최성 의원과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참석한다.

파나마에서 출발해 비행기편으로 로스앤젤레스 공항에 28일 새벽 도착한 의원들은 “29일 오전 일정이 빠듯하지만 (이동시간이 늘어나면서) 아침밥을 굶더라도 호텔 대신 총영사관에서 보고를 받겠다”고 말했다. 현황 보고시간은 업무시작 시간보다 1시간 반 이른 오전 7시 반으로 결정됐다.

막판에 보고 장소를 변경한 것은 향응성 국정감사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국내에서 형성된 데다 호텔에서 업무 보고를 하는 것에 대한 교민사회의 비판적 반응을 감안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총영사관 측이 26일 낸 보도자료에서 ‘호텔에서 업무보고를 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자 현지에서 발행되는 미주중앙일보는 “정식 감사가 아닌 업무 현황 보고 차원이라고는 하지만 국정감사가 영사관이 아닌 호텔에서 열리는 것은 전례 없던 일”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어 “아까운 세금을 낭비해 가면서 수박 겉핥기식의 업무현황보고를 하는 것이라면 안 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는 현지 교포의 말을 전했다.

이번 보고는 정식 국정감사는 아니지만 국감의 일환으로 이뤄졌으며 통외통위 국감 일정표에도 들어 있다. 파나마에서의 국감을 마친 감사반이 귀국길에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체류하는 시간을 활용하도록 일정이 짜인 것으로 알려졌다.

총영사관 측은 “감사반 소속 의원 3명이 현황보고를 들은 직후인 낮 12시에 서울행 귀국 비행기에 타도록 하기 위해 장소를 바꾸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공항 이동 및 강화된 공항 보안검색을 고려할 때 로스앤젤레스 시내에 있는 총영사관에서 보고가 진행된다면 오전 7시에는 업무 보고가 시작돼야 하는 만큼 공항과 가까운 호텔로 정했다는 설명이다.

결국 의원들이 새벽부터 호텔 체크아웃→아침식사→총영사관 이동 일정에 쫓기지 않도록 배려하느라 국회의 공식 활동인 현황보고의 장소가 정부기구가 아닌 호텔 회의실로 정해졌던 셈이다.

한편 총영사관 관계자는 “총영사관에서 업무보고를 해도 관례에 따라 의원단 및 총영사관 간부들의 조찬회동은 필요하다”며 호텔 회동에 따라 추가로 투입하려던 비용은 300달러를 넘지 않는다고 말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