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비율, 수도권 계속 늘고 영호남은 줄어

  • 입력 2007년 10월 30일 03시 02분


50일 앞으로 다가온 제17대 대통령선거의 정치환경은 2002년 대선 당시와 여러모로 다르다. 무엇보다 큰 변화는 최종 심판을 내릴 유권자들의 지역별 연령별 구성비다.

1997년 15대,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유권자의 분포와 이번 대선 유권자들의 분포를 비교해 보면 영호남은 감소하고 수도권 인구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다. 연령별로는 40대의 표심과 20대의 투표율의 중요성이 더욱 커졌다. 이에 따라 선거구도와 후보들의 선거전략 등도 과거와 달라질 수밖에 없게 됐다.


이번 대선의 경우 선거인단 명부가 12월 12일 확정되기 때문에 가장 근접한 지난해 5월 지방선거 유권자 수를 이용했다.



▽수도권 늘고, 영호남 줄어=올해 대선에서는 예전 대선 때보다 수도권 민심의 향배가 당락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15, 16대 대선과 지난해 유권자 수를 비교한 결과 지난해 유권자 수는 15대에 비해 313만7590명이나 늘었다. 전체 유권자 중에서 수도권 유권자의 비율은 45.5%, 47%, 48.1%로 계속 높아지고 있다.

반면 영남과 호남 유권자의 비중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영남 유권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5대 28.3%에서 16대 27.5%, 지난해 지방선거 때는 26.9%로 줄었다. 호남 유권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11.7%→11.2%→10.7%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충청, 강원 유권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15대 이후 별 차이가 없었다.

2002년 대선 당시 수도권에서 민주당 노무현 후보(50.9%)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44.6%)를 6.3% 포인트 앞섰다. 수도권에서 두 후보의 표 차이(72만여 표)는 두 후보의 총 표 차이(57만여 표)보다 많았다. 노 후보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 수도권에서의 승리였던 셈.

현재까지 수도권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다른 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17일 본보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의 지지율은 서울 62.5%, 인천·경기 57.5%로 각각 12.4%, 15.7%인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크게 앞서고 있다.

코리아리서치센터 김정혜 상무는 “유권자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수도권에서 이 후보와 최대한 박빙으로 가지 않는 이상 누구도 승산이 없다”며 “지역구도가 과거 대선처럼 첨예하지 않기 때문에 충청권보다 수도권의 표심이 대선을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20대 투표율과 40대의 선택 관건=지난해 선거에서 연령대별 유권자 현황을 보면 30대와 40대 유권자가 전체의 23.6%, 22.6%를 차지해 반수를 넘었다. 40대는 상대적으로 투표율도 높기 때문에 원래 유권자 수보다 선거에서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19세와 20대의 투표율도 2002년 대선보다 더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에서는 처음 도입된 19세 유권자의 비율은 지난해 1.7%에 불과했지만 수로는 61만여 명에 이른다. 최근 대선에서 100만 표 안팎의 차이로 승부가 갈라진 점을 감안하면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19세 투표율은 37.9%로 20대 투표율(33.8%)보다 높았다.

20대의 투표율도 관건이다. 지난해 20대 유권자의 비율은 전체의 20.3%로 50대(14.6%)와 60대 이상(17.2%)보다 많았다. 20대의 투표율은 다른 연령에 비해 낮은 편이다. 그러나 지난해 지방선거 때 다른 연령대 투표율은 2002년 지방선거 때보다 모두 낮아졌지만 유독 20대 투표율만 높아져 이번 대선에서도 투표율 상승이 주목된다.

2002년 대선 때 20대는 30대와 함께 노무현 후보 당선에 크게 기여했지만 17일 본보 여론조사에서 20대의 이명박 후보 지지율은 61.6%로 50대 이상(60.9%)보다 오히려 높다. 전 연령층 중 가장 높은 이 후보의 지지율이 어느 정도 유지될지 이번 대선의 큰 변수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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