昌 출마설…박근혜 전 대표 ‘도와야 하나 튕겨야 하나’

  • 입력 2007년 11월 2일 03시 03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선택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회창 전 총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할 경우 박 전 대표의 선택이 엄청난 파문을 몰고 올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재가 출마한다면 대선을 전혀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박 전 대표의 조직과 공약 등이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이명박 후보는 이 전 총재를 견제하고 확고한 지지율 1위를 지키기 위해 박 전 대표와의 ‘화합’이 필요한 처지다.

박 전 대표 측에서는 경선 후 ‘승자 독식’에 대한 누적된 불만과 대선 후 이재오 최고위원이 당권을 장악하며 자신들을 제거할 수 있다는 불안 속에서 이 전 총재의 움직임에 관심을 갖고 있다.

박 전 대표는 1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장으로 들어서면서 기자들이 “이재오 최고위원의 ‘좌시하지 않겠다’는 발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잠시 침묵한 후 “너무 오만의 극치라고 본다”고 말했다. 표정도 딱딱했다.

김무성 최고위원 임명과 관련해서는 “원래 그렇게 하기로 이야기가 돼 있었는데 너무 많이 늦어진 것”이라고 답했다. 이 후보 측의 면담 요청에 대해서는 “만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전 총재 출마설 등 다른 질문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촬영 : 신원건 기자

유승민 의원은 “박 전 대표 발언은 ‘이 후보가 이 최고위원에 대해 가시적 조치를 취해 달라’는 의미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측근은 “더하지도 빼지도 말고 대표가 한 말씀 있는 그대로만 받아들이고 확대 해석하지 말아 달라”고 전했다.

1일 최고위원으로 선임된 김무성 의원은 “한나라당으로의 정권 교체에 최우선 가치를 두겠다”며 “그동안 승자와 패자 세력 사이에 창구가 없어 불필요한 오해와 대립이 있었는데 양자 간 창구 역할을 통해 그런 것을 줄이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이 전 총재 대선 출마의 명분이 약한 데다 섣부르게 움직일 경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커 몸을 사리며 상황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박 전 대표가 경선 승복을 선언한 후 이 전 총재를 지지하면 이미지가 훼손되고 자신의 원칙에도 위배되므로 이 전 총재를 지지할 가능성이 낮다”고 말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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