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전 총재는 이날 잡혀 있던 권철현 의원과의 오찬 일정도 취소했다. 권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이 전 총재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측근인 데다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후보 선거대책위원회의 특보단장을 맡고 있어 이날 회동에 관심이 쏠렸다.
이 전 총재는 전날 예정됐던 홍사덕 전 의원과의 면담도 연기했다. 홍 전 의원은 통화에서 “총재 측에서 점심을 먹자고 전화가 왔는데 제가 ‘선약이 있어 점심 후 댁으로 찾아 뵙겠다’고 했더니 이 전 총재가 ‘취재진이 집 앞에 많으니 연기하자’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지난달 31일 저녁식사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더는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던 이 전 총재 측은 1일 오후 한나라당 이방호 사무총장이 “이 전 총재는 2002년 대선자금 잔금의 사용 내용을 밝히라”고 요구하며 정면 대결을 선언하자 대응책 논의에 들어갔다.
이흥주 특보 등 측근들은 서울 남대문의 이 전 총재 사무실에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책 마련에 부심했다. 이 전 총재를 잘 아는 복수의 한나라당 관계자는 “이 전 총재가 사실상 탈당과 함께 대선 출마 선언을 하기로 가닥을 잡고 준비 작업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특보는 통화에서 “이 전 총재는 무소속 출마, 불출마를 포함해서 정권 교체에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여러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이라며 “여론조사 지지도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으며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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