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이어 신당 “불법 횡령의혹 수사” 공세
“盧대통령 수사 퇴임후 재개 가능성” 얘기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가 가시화되면서 2002년 불법 대선자금 문제가 대선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방호 한나라당 사무총장이 1일 이 전 총재를 향해 대선자금의 잔금 사용 명세를 공개하라며 압박한 데 이어 대통합민주신당도 이 전 총재의 대선자금 횡령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의 수사를 촉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또 정치권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자금에 대한 수사도 퇴임 후 재개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은 기업체들이 대선 직후 당선축하금을 여권에 제공했다는 의혹을 권력형 비리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최병렬 전 한나라당 대표는 2003년 대표 시절 대선자금 잔금 사용 명세를 자체적으로 파악해 기록한 수첩을 갖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무총장 등 최 전 대표의 측근 의원들도 그 내용을 상당 부분 알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 전 대표는 올해 5월 한 인터뷰에서 대선자금 잔금과 관련해 “당에 들어온 돈 중 154억 원이 남아 있었다. 그런데 그 돈이 다시 이 전 총재의 측근 서정우 변호사에게로 나갔다”고 말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의원들은 이날 정부과천청사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이 전 총재의 대선자금 횡령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촉구했다. 신당의 문병호 김종률 의원은 “2002년 대선자금으로 받은 돈 중 남은 돈을 특정인이 횡령했다는 의혹이 있는데 수사할 용의가 없느냐”고 물었다.
한편 검찰은 2003년 8월부터 2004년 5월까지 불법 대선자금을 수사했으나 이 전 총재와 노 대통령의 관련 여부에 대해 명확한 결론을 내리지 않아 수사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당시 이 전 총재의 측근이었던 서 변호사와 노 대통령의 측근인 안희정 씨, 이광재 의원이 불법 대선자금 모금에 관여한 사실이 확인됐으나 검찰은 이 전 총재와 노 대통령이 연루됐다는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검찰 조사에서 2002년 당시 노무현 민주당 후보가 최도술 씨 등에게 “선봉술 씨 등이 장수천 채무 변제로 입은 손실을 보전해 주라”며 부산선대위 보관금 2억5000만 원을 특정해 언급한 사실이 밝혀졌다. 하지만 ‘현직 대통령은 형사소추할 수 없다’는 헌법 규정을 둘러싸고 검찰 내부에서 의견 대립을 보이다 노 대통령에 대한 직접 수사를 유보했다.
검찰은 2004년 대선자금 수사 당시 노 대통령에 대한 직접 조사가 필요하다는 수사팀 일각의 강경론에 따라 수사 검사를 지정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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