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여권 “대통령병 환자의 노욕 비난 받을것”

보수단체 찬반 엇갈려
자유주의연대 신지호 대표(왼쪽에서 세 번째) 등이 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세실레스토랑에서 ‘뉴라이트 지식인 100인 시국선언’ 행사를 갖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를 비판하고 있다. 반면 뉴라이트국민연합 및 대한민국어버이연합 등 20여 개 보수단체는 애국진영(가칭)이라는 이름으로 이 전 총재의 대선 출마를 환영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연합뉴스

■ 정치권 비판 쏟아져

청와대와 범여권은 7일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선언에 대해 ‘노욕의 대통령병 환자’, ‘치욕스러운 귀환’, ‘권력욕과 탐욕’ 등의 표현까지 동원해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범여권은 이 전 총재의 출마는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이 후보에 대한 공격도 계속했다. 범여권은 특히 이 후보와 이 전 총재를 ‘부패 후보’로 규정하고 ‘부패 대 반부패’의 대립구도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 전 총재가 지난 대선에 출마했을 때 도덕적 문제가 거론됐고, 이 때문에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것이 아마 거의 이의가 없는 평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아들 병역 면제 의혹, ‘차떼기’로 불리는 불법 대선자금 수수를 겨냥한 것이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 측 최재천 대변인은 “이회창 씨의 탈당과 출마선언은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민주헌정사에 대한 반동이자 치욕스러운 귀환”이라며 “이미 심판을 했던 국민의 뜻을 무시하는 극단적 권력 욕망은 곧 국민에 대한 모욕”이라고 성토했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 측 유종필 대변인은 “시대착오적인 반공구호를 앞세워 개인적 한풀이에 나선 사람을 어느 국민이 지지하겠느냐”며 “차떼기 범죄로 취득한 불법 대선자금의 잔금을 어떻게 처리했는지 의혹에 대해 먼저 해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 측 박용진 대변인은 “오늘 기자회견에는 권력욕과 탐욕만 가득했지 출마 명분은 찾을 수 없었다”며 “근거 없는 반공주의로 무장하고 출마를 강행한 것은 정당정치나 정치 도의에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 측 장동훈 대변인은 “구국의 결단 등 온갖 명분을 내걸더라도 ‘노욕의 대통령병 환자’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며 “이 전 총재의 출마는 일차적으로 이명박 후보의 책임이 크지만 ‘차떼기’ ‘세풍’ 등 온갖 유행어를 탄생시킨 부패정당의 구시대 인물이 또다시 나온 것은 국민을 우습게 여기는 오만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