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고속도로 역주행하거나 갓길 갈 사람 아니다
昌, 보수집권 위해 출마하겠다니 허파가 뒤집어져”
줄곧 ‘이회창씨’로 호칭… “당의 결연한 의지 담은 것”
“이재오 최고위원이 이런 중대한 순간에 스스로 물러나는 것은 굉장히 큰 결단이다. 박근혜 전 대표도 진정성을 보여 줘야 한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는 8일 국회 대표최고위원실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권 교체를 향한 진정한 당 화합을 이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대표는 전날 무소속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회창 전 총재를 줄곧 ‘이회창 씨’라고 불렀다. 그는 “그의 대선 출마에 대한 한나라당의 결연한 의지를 담은 것”이라며 “보수의 집권을 돕기 위해서 나왔다는 말도 안 되는 주장에 허파가 뒤집어진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 최고위원이 오늘 전격 사퇴했는데….
“최고위원 거취는 스스로 정할 문제다. 후보도 그만두라고 할 권리가 없다. 이 최고위원이 백의종군하겠다며, 화합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빠지겠다고 해서 가슴이 아프다. 당을 위해 정말 어려운 결심을 했다. 전쟁을 치르다 보면 파편도 튀고 그런다. 김무성 의원도 최고위원이 됐고 이 최고위원은 사퇴했으니 다 해결된 것이다. 이제 위기에서 서로를 구하기 위해 협조하는 일만 남았다.”
―박 전 대표에게 하고 싶은 말은….
“박 전 대표가 이회창 씨 손을 잡고 고속도로를 역주행할 사람도 아니고 갓길로 갈 사람도 아니다. 이제 대승적 차원에서 할 말도 하고 지역 필승결의대회에도 흔쾌히 참여했으면 좋겠다. 12일 대구경북 필승결의대회는 박 전 대표 자신이 이 지역의 당협위원장인데 당연히 와야 한다. 이제는 해야 한다. 계속 침묵하면 정말 오해를 받는다. 이 후보 측이 행동으로 진정성을 보여 줬으니 박 전 대표 측도 앉아서 계산만 하는 것처럼 보이면 안 된다.”
―박 전 대표 측은 이 최고위원의 사퇴가 화합의 첫 단추라고 했는데….
“이방호 사무총장도 ‘최근 일을 경험 삼아 좀 더 화합적으로 당을 운영하겠다’고 얘기하더라. 이 후보 측에서는 박 전 대표가 장악하던 당에 와서 ‘대통령이 되면 당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어떻게든 당에 세력을 심어야 한다’고 생각해 좀 과하게 한 것도 없지 않지만 또 그게 정치의 본질 아니냐. 양측이 서로의 오해를 풀고 진정성을 보여 주면 된다.”
―이 전 총재가 왜 출마 선언을 했다고 보나.
“정치적으로 잘 설명이 안 된다. 대통령병에 걸린 것 같다.”
―보수 진영이 분열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이회창 씨가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 ‘당이 햇볕정책 지지했다’ ‘(검증) 청문회 하지 말라’ ‘대북정책 고치라’며 일부러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해 온 것 같다. 며칠간 잠행하며 고민한 게 아니라 이미 다 정해 놓고 한 것이다.”
―이 전 총재에 대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출마가 부당하다는 논리를 계속 전파하고 규탄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이제는 정치적으로 무게를 갖는 중진급 인사들의 영입을 통한 외연 확대 작업을 하고 있다. 조만간 가시적 결과가 있을 것이다.”
―이 전 총재 지지율이 20%대로 나오는데….
“이명박 대세론으로 선거가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국민이 이 씨가 나와 삼국지 비슷하게 가니까 재미있다는 것 아니겠나. 우리 유권자가 얼마나 슬기로운데 좀 있어 봐라. 11월의 추억은 없을 것이다.”
―이 전 총재가 마지막까지 완주할까. 단일화 여부는 어떻게 보나.
“정말 모르겠다. 하도 엉뚱한 결정을 하는 분이라 내 컴퓨터 용량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정권 교체의 가장 큰 걸림돌이 뭐라고 보나.
“네거티브는 이미 검증을 많이 거쳤다. 당 화합이 중요하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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