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해석 싸고 신당 “동등한 논의”-민주 “똑같은 지분” 갈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 오충일 대표와 민주당 이인제 대선 후보, 박상천 대표가 12일 ‘4인 회동’을 통해 통합 및 후보 단일화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로 함에 따라 양당의 통합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그러나 11일 정 후보의 ‘당 대 당 통합 논의’ 제안에 화답할 것으로 알려졌던 민주당 박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취소하고, 유종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등 ‘기 싸움’이 만만찮아 통합까지는 난제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 승부수 통할까=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 선언으로 답보 상태였던 지지율마저 하락 조짐을 보이는 정 후보는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호남지역 지지율 상승을 꾀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이후 여러 여론조사에서 정 후보의 호남지역 지지율은 50% 안팎에 그쳤다.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이 전 총재 출마 전까지 대구·경북, 부산·경남에서 얻은 60∼70%대 지지율에 비춰 보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이다.
정 후보 측 한 의원은 “민주당과 통합하면 호남, 특히 광주·전남 지지율이 60%대 이상, 전체 지지율은 20%를 돌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의 한 당직자는 “민주당과의 통합이 유권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큰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나 정 후보의 ‘당 대 당 통합’ 제안에 대해 민주당 유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선명한 견해 표명이 아니고 TV 토론 등 공정한 단일화 절차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 박 대표도 본보 기자에게 “모호하다. (이렇게 되면) 시간만 질질 끌게 된다”고 밝혔다.
정 후보가 통합이 아닌 ‘통합 논의’를 제의한 것에 대해 불만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정 후보의 장악력이 부족해 (통합을) 독자적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것 아니냐”며 정 후보 측에 책임을 돌렸다. 반면 정 후보 선대위 김현미 대변인은 “민주당에 여러 그룹이 있으니까 여러 목소리가 나오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통합 논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전날 심야 회동을 한 것으로 알려진 민주당 박 대표와 대통합민주신당 선대위 이용희 최고고문이 이날 다시 만나 통합 및 후보 단일화 원칙에 대한 포괄적 합의와 ‘4인 회동’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합 논의 난제는=정 후보의 ‘일대일 통합’ 발언에 대한 양당의 해석부터 엇갈린다. 대통합민주신당 측은 “일대일은 동등한 자격에서 논의한다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민주당은 “지분도 일대일로 나눠야 한다는 것 아니냐”는 견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지분 배분 문제에서 잡음이 생길 수밖에 없다. 특히 민주당이 지역적 기반으로 삼는 광주·전남을 놓고 대통합민주신당 내부에서도 분란이 생길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의 호남지역 초선 의원은 “최근지지 기반이 취약한 것으로 조사된 광주지역 의원들에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이 후보가 주장해 온 TV 토론 3회 이후 여론조사 등 후보 단일화 방식 결정도 진통이 예상된다.
또 중도개혁과는 거리가 먼 이 후보와의 통합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 내부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만큼 ‘정권 욕심에 분당과 탈당을 반복한다’는 정치권 안팎의 비판도 부담이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文 “세력확대만 노리는 통합은 허구”▼
문 후보는 이날 서울 동작구 대방동 서울여성플라자에서 열린 당 ‘싱크탱크’인 대한민국재창조위원회 회의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문 후보는 정동영 후보가 자신과의 점진적인 단일화 의사를 표명한 데 대해 “지금처럼 참여정부의 5대 실정과 삼성 비자금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 상황에서 모든 것은 허구”라며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그는 “국민을 감동시킬 만한 진정성 있는 사과 없이 세력 확대에만 골몰하니 지지율이 13∼14%까지 떨어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조한국당은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의 통합 논의와 별도로 자신들이 제안한 반부패연대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문 후보 측 곽노현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무조건적 단일화는 정치공학적 단순 셈법 단일화일 뿐 국민의 동의를 얻을 수 없다”며 “다시 한 번 반부패후보 3자회동을 촉구한다. 정 후보는 반부패 3자회동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 동영상 촬영 : 김동주 기자
▲ 동영상 촬영 : 김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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