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건(사진) 전 국무총리의 핵심 측근인 김덕봉 전 총리 공보수석비서관은 11일 범여권 일각에서 제기되는 고 전 총리의 대선 출마설과 관련해 “정국이 하도 어수선하니 나오는 말일 뿐”이라며 출마설을 일축했다.
김 전 수석은 이날 본보와의 통화에서 “오늘 오전 고 전 총리가 전화를 해 ‘1월 선언한 대선 불출마 및 불개입 생각에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김 전 수석은 또 “고 전 총리는 현재 지방에 있으며 이는 대선 출마 여부를 고민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요즘 이를 둘러싼 말이 많아 잠시 피해 있기 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수석은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와 관련해 “이 전 총재 출마에 대해 고 전 총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며 “반대든 찬성이든 어떤 말을 해도 정치적 오해를 낳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고 전 총리는 1월 대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중도하차했으나 최근 범여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저조하자 범여권 일각에서 고 전 총리를 대타로 내세워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범여권 일부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간의 ‘당 대 당 통합’이 임박한 가운데 “양 당이 합당한 뒤 지난 경선을 원천 무효화하고 새 후보로 고 전 총리를 추대한다면 한 번 해 볼 만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고 전 총리가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 결합한 뒤 후보 단일화에 나서는 방안도 거론된다.
한쪽에서는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당 간 후보 단일화를 진행하고 다른 쪽에서는 문 후보와 고 전 총리 간 단일화를 이뤄 양자구도를 만든 뒤 최종 단일화를 한다는 시나리오다.
그러나 이는 모두 고 전 총리가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 전의 지지율을 근거로 하는 시나리오여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고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하더라도 후보 등록일인 25, 26일 이전에 단일화를 마무리하는 것은 어렵고, 불출마를 번복할 명분이 약하며, 정치를 희화화할 수 있다는 비난 여론이 강해 고 전 총리가 출마를 결심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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