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운빠진 昌측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 입력 2007년 11월 13일 02시 59분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측은 12일 박근혜 전 대표가 이명박 후보의 손을 들어주자 낙담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 전 총재 측은 박 전 대표의 지원을 받을 경우 지지율 상승과 부족한 조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으나 일단 이런 기대가 물거품이 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박 전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 때문인지 박 전 대표를 비난하지는 않았다.

이 전 총재는 이날 대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제가 만일 한나라당 안에 있는데 누가 묻는다면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분(박 전 대표)으로서는 그런 대답이 정답이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 부분은 자칫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 말하는 것을 이해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총재는 이날 서울에서 대전으로 이동하던 중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도 다른 발언을 자제했다. 자칫 박 전 대표를 자극해 박 전 대표와의 연대 추진에 장애가 될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이 전 총재 캠프 관계자 대부분은 박 전 대표의 언급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는 질문에 함구했다. 그러나 실망하는 표정은 감추지 못했다.

이 전 총재 측의 한 핵심 인사는 “박 전 대표가 정말 그렇게 얘기했느냐. 좀 생각을 해 봐야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 전 총재 측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이날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전 대표 같은 분들이 도와주시면 감읍할 따름이다. 그런데 그건 기대이고 한나라당 내 사정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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