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귀국 임박 정치권 공방 가열

  • 입력 2007년 11월 15일 03시 02분


‘BBK 주가 조작 사건’의 김경준 씨의 한국 송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3일 새벽(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이 김 씨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BBK 주가 조작 사건’의 김경준 씨의 한국 송환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3일 새벽(현지 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국제공항에서 취재진이 김 씨가 나타나기를 기다리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한나라 “김경준측 협상제의 거절해”

신 당 “김씨 단독범행 주장은 틀려”

《‘BBK 주가조작 사건’의 김경준 씨가 금명간 국내로 송환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은 14일 폭풍전야와 같은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나라당은 “김경준=제2의 김대업”이라며 김 씨의 귀국 배후에 범여권이 있다고 주장했고 대통합민주신당 등 범여권은 검찰의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공세의 수위를 늦추지 않았다.》대통합민주신당은 BBK 관련 수사가 승부를 뒤집을 수 있는 최대 변수라고 보고 맹공을 퍼부었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검찰이 어제 미국으로 ‘김경준 송환팀’을 출발시켰다. 진실이 규명되기 직전”이라며 “한나라당이 이성을 잃고 민란 및 수천, 수만, 수십만 군중을 동원해서라도 불순한 문제가 생기면 이를 저지하겠다는 발언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김종률 의원도 “한나라당 박형준 대변인이 BBK 주가조작 사건, 공금 횡령 사건이 김 씨 단독 범행이며 미 법원에 확정 판결이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면서 “한나라당이 인용한 판결문은 한국 검찰이 범죄인 인도 요청 시 제출한 김 씨의 혐의를 미국 법원이 인정한 송환재판의 절차적 판결에 불과하다. 본안소송인 이 후보 및 김백준 씨와 김경준 씨 사이의 재판에서는 김경준 씨가 승소했다”며 본안재판 판결문을 공개했다.

반면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김 씨가 한나라당에 협상을 제안해 왔으나 응하지 않았다며 김 씨 관련 의혹을 일축했다.

홍 의원은 “김 씨 측에서 140억 원 소송 취소와 범죄인 인도를 (이 후보 측이) 취하해 달라는 협상이 들어온 적이 있었으나 우리 쪽에서 ‘범죄인과의 협상은 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김 씨의 공작 배경을 대선이 끝난 뒤에 명백히 밝힐 수 있을 것이다. 공작에 관련된 당사자는 당 차원에서 철저히 색출하겠다”며 “귀국 공작을 어디서 하는지 다 안다. 대선 후 보름 내에 밝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은 “(정치공작의 배경은) 국가정보원이 누구보다 더 잘 알지 않겠느냐. 딜(거래)을 하려면 국제전화를 해야 하고 국정원에서 100% 감청할 수 있는 것”이라며 “국정원이 관련 의혹을 밝히라”고 압박했다.

박형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미국 법원의 김 씨 송환 재판기록을 공개하며 “미 법원은 BBK 관련 사기사건을 김 씨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내렸다”며 이 후보와는 무관함을 강조했다. 그는 “김 씨가 빼돌린 돈으로 김 씨와 그의 누나 에리카 김이 베벌리힐스에 수백만 달러에 이르는 고급주택 두 채를 매입하고 그들이 관리하는 스위스 계좌로 자금을 송금하기도 했다. 이것도 재판 결과에 다 나와 있다”고 덧붙였다.

또 이 후보의 팬클럽인 ‘MB연대’ 등은 이날부터 대선후보 등록마감일인 26일까지 매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 앞에 모여 검찰의 공정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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