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자금 일부 李계좌 유입”5대의혹 제기하며 공세 강화
막으려는 한나라
‘네거티브 대응팀’ 꾸려 여론전…“여권중진 LA에서 진두지휘說”
BBK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국내 송환이 임박한 가운데 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의 ‘창’과 ‘방패’ 대결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 후보의 검증은 이제부터”라며 벼르고 있고, 한나라당은 ‘네거티브 대응 드림팀’을 구성해 전면전을 준비하고 있다.
○ 대통합민주신당, ‘전면전에 나서라’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15일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그동안 제기된 BBK 사건 관련 의혹을 ‘5대 의혹’으로 정리해 제시했다. 김 원내대표는 △도곡동 땅 매각대금 190억 원의 행방 △옵셔널벤처스 횡령금 384억 원의 행방 △BBK 인수자금 30억 원의 출처 △역외펀드인 마프(MAF) 600억 원의 출처 △LK-e뱅크 124억 원의 출처 등을 5대 핵심 의혹으로 꼽았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우선 김 씨의 육성 주장이 여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김 씨가 송환되는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입을 열어 주길 기대하고 있는 것. 대통합민주신당은 김 씨가 공항에 도착했을 때 언론과 접촉을 못하도록 한나라당이 ‘저지 작전’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재성 원내 대변인은 이날 “이명박 후보도 말할 권리가 있고, 김 씨도 말할 권리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는 “한나라당이 검찰의 수사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있다. 부당한 압력이고 현재진행형 공작이다. 한나라당의 협박에 굴복한다면 검찰 독립성이 훼손되는 것이다”며 한나라당과 검찰을 동시에 압박했다.
대통합민주신당은 이 후보의 연루의혹을 파헤치기 위한 ‘진상규명대책위’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이 대책위에는 서혜석 정봉주 최재성 박영선 우윤근 정성호 의원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와 함께 대통합민주신당은 이날 이 후보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최재천 선대위 대변인은 “김 씨의 옵셔널벤처스코리아 횡령 자금 중 54억여 원이 이 후보 계좌로 흘러 들어간 증거가 있기 때문에 횡령 혐의를 추가로 특정했다”고 설명했다.
○ 한나라당, ‘어떤 창에도 뚫리지 않을 방패를 만들어라’
한나라당은 지난주부터 ‘네거티브 대응 드림팀’을 본격 가동했다. 홍준표 클린정치위원회 위원장을 수장으로 한 대응팀은 ‘의원팀+변호사팀+공보팀+검증위팀+외곽 지원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의원팀에는 김정훈 김기현 의원이, 변호사팀에는 고승덕 은진수 오세경 이범래 강용석 박준선 변호사가 포진하고 있다. 공보팀으로 김현일 전 중앙일보 부국장, 김시관 전 주간동아 기자 등이 합류했다. 지난 경선 과정에서 한나라당 검증위원회 검증위원으로 이 후보의 각종 의혹을 조사했던 부장검사 출신 김명곤 권성동 변호사도 14일 팀에 가세했다.
대응팀은 ‘여론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매일 오전 오후 2차례 회의를 통해 그날 전파해야 할 내용을 결정한다. 매일 ‘김경준=사기꾼=단독 범행’이란 주장이나 입증 자료를 기자회견이나 각종 유인물 등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김 씨 송환에 대해 “법이 아직 살아 있고 법을 담당하는 정부 조직에서 공정히 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16일 네거티브 대응팀과 오찬 회동을 하며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논의한다.
한편 홍준표 위원장은 이날 각종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씨 측이 이 후보 측과 저쪽(여권) 양측에 다 협상을 제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 후보 측에는 한나라당 후보가 되기 전 한 차례와 후보가 된 뒤 두 차례 제의가 왔다”고 주장했다.
홍 위원장은 “협상을 할 때마다 조건이 달라졌다”면서 “대선 전 귀국하지 않겠다, 200억 원가량의 민사소송을 합의해 달라, 소를 취하해 달라는 것 등이었다”고 말했다.
홍 위원장은 “그러나 범죄인과 협상을 할 경우 역공작에 말리거나 마지막에 문제가 될 수 있어 협상을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저쪽(여권)과는 특별사면 협상을 한 것으로 안다. 특별사면이 안 되면 384억 원을 횡령한 김 씨는 무기징역까지 가능하다”면서 “그런 사람이 대선에 임박해 왜 들어오겠느냐”며 여권과 모종의 ‘협상’ 가능성에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정형근 한나라당 최고위원은 이날 강원 강릉시에서 열린 필승결의대회에서 “여권 중진이 김경준을 구하기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태스크포스를 꾸려 진두지휘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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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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