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등록 9일 앞두고… ‘BBK 김경준’ 귀국

  • 입력 2007년 11월 17일 03시 02분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가 미국으로 도피한 지 약 6년 만인 16일 오후 6시 8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송환됐다. 인천=전영한 기자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가 미국으로 도피한 지 약 6년 만인 16일 오후 6시 8분경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한국으로 송환됐다. 인천=전영한 기자

檢 “실체 신속 규명” 이명박 “진실 흔들 수 없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연루 의혹이 제기된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김경준(41) 씨가 16일 오후 6시 8분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2001년 12월 김 씨가 미국으로 도피한 지 약 6년 만이다.

김 씨는 이날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간단한 사진 촬영을 마친 뒤 곧바로 서울중앙지검 조사실로 향했다. 김 씨는 서울중앙지검 청사에서 기자들에게 “일부러 이때 들어온 게 아니에요. 민사소송 끝나서 온 거예요”라고 말했다.

앞서 김 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공항에서 15일 낮 12시 10분(현지 시간) 아시아나항공(OZ 201편)에 탑승한 직후 법무부의 호송팀에 체포됐다.

김 씨의 주가조작 사건과 이 후보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최재경 부장검사)은 체포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하는 규정에 따라 김 씨에 대해 17일 오후 증권거래법 위반 및 횡령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김 씨는 검찰에 각종 서류 등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검찰은 이 서류의 진위를 먼저 확인할 계획이다.

김 씨의 진술과 검찰의 조사 결과에 따라 한 달여 남은 대통령 선거 구도는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검찰은 김 씨 구속 이후 최대 20일 이내에 김 씨를 수사해 늦어도 다음 달 7, 8일경에는 김 씨를 기소해야 한다.


김경준 서울지검 도착 (영상취재 : 동아닷컴 정영준 기자)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은 이날 “(특별조사팀 구성 이후) 경우에 따라 참고인 조사를 했다”면서 “최대한 신속히 사건의 실체를 규명해서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씨의 증권거래법 위반 및 횡령, 사문서 위조 혐의 △김 씨에 대한 ㈜다스의 사기 고소 사건 △대통합민주신당이 이 후보를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한 사건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 동영상 촬영 : 전영한 기자

김 씨의 귀국을 둘러싸고 정치권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이명박 후보는 이날 ‘국민성공대장정 서울대회’에서 BBK 사건과 관련해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있고 한 가닥 양심이 살아 있는 한 우리는 절대 쓰러지지 않는다”며 “역사적 진실은 어느 누구도 감히 흔들 수 없고,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기자들을 만나선 “뭐 그리 대단한 귀국이라고…. 범인 송환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

반면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이 김 씨의 귀국을 앞두고 이성을 잃은 것 같다”며 “민란을 선동하더니 대놓고 검찰을 협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대선의 큰 이슈가 된 이상 조속하게 그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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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보]김경준 인천도착…폭소 터뜨리며 검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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