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믿는구석 있는것 같아…검은 거래 의혹 지울수 없어”

  • 입력 2007년 11월 19일 03시 08분


“김씨 자료는 날조된 것” 한나라당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가운데)이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클린정치위 소속 고승덕 변호사(왼쪽), 박형준 대변인과 함께 “김경준 씨가 가져왔다고 하는 자료는 날조된 것”이라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김씨 자료는 날조된 것” 한나라당 홍준표 클린정치위원장(가운데)이 18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클린정치위 소속 고승덕 변호사(왼쪽), 박형준 대변인과 함께 “김경준 씨가 가져왔다고 하는 자료는 날조된 것”이라며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종승 기자
■ 한나라 BBK 진압 총공세

한나라당은 18일 잇따른 기자회견과 간담회, 보도자료 등을 통해 김경준 씨의 귀국 후 발언과 과거 행적들을 조목조목 비판하는 등 ‘김경준 폭풍’ 조기 진압에 나섰다.

한나라당은 범여권에 대해 김 씨 귀국을 둘러싼 ‘정치적 거래설’을 제기하며 맞불을 놨다. 검찰에 대해서는 ‘검찰이 사기꾼을 믿으면 안 된다’며 압박을 가하면서도 검찰 조사에는 적극 협조하고 있다. 불필요한 ‘오해’를 사지 않겠다는 생각에서다.

▽“영장실질심사 포기는 죄 인정”=나경원 대변인은 김 씨가 영장실질심사 청구를 포기한 데 대해 “모든 사실에 대해 자기의 죄를 인정하고 구속당할 만하다고 한 것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동안 한나라당은 김 씨가 영장실질심사에서 하는 일방적 주장이 언론에 여과 없이 유출될 경우 근거 없는 의혹이 증폭될 수 있다고 우려해 왔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김 씨의 송환 첫마디는 ‘수천 명의 사기 피해자에 대해 진실로 사죄드린다’가 되어야 한다. 그런데 수많은 기자가 운집한 것을 보고 ‘와우’하며 웃음을 짓는 것은 수백억 원을 사기 횡령한 범인이 마땅히 가져야 할 두려움이나 죄송함 같은 것과는 거리가 멀다”며 김 씨의 귀국 태도를 비판했다. 이어 안 원내대표는 “죄를 지어도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어 그렇게 여유롭지 않은가. 이 모든 정황이 그의 귀국 동기에 대해 검은 거래의 의혹을 지울 수가 없다”며 범여권과 김 씨 사이의 정치적 거래 의혹을 제기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는 김 씨의 영장실질심사 포기를 두고 “명백한 혐의 사실은 검찰에 협조하는 모습을 보여 형량을 탕감 받고 일부 혐의는 이 후보에게 뒤집어씌우기 위해 작전을 쓰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도 있다.


▲ 동영상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이종승기자

▽“사기꾼 믿는 건 법조인 자세 아니다”=홍준표 위원장은 “여권 7개와 정관을 19차례 위조하고 유령회사를 22차례나 설립한 사람이 한국에 와서 어떤 계약서를 내놓는다고 한들 그것을 믿는 건 법조인의 자세가 아니다”며 은근히 검찰을 압박했다.

당내에서는 김 씨 수사가 2002년 대선 때 김대업 씨 수사처럼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팽배해 있는 게 사실이다.

홍 위원장은 “후보 등록일인 25일 이전에 중간 수사 결과 발표가 가능할 것이라는 말은 옳지 않다”며 “정상적인 검찰이라면 김 씨 기소 시한인 내달 6일 이전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김씨의 범죄 사실만 발표하고 이 후보에 대한 언급은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정상명 검찰총장을 겨냥해 “퇴임 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도곡동 땅 사건 때처럼 이상야릇한 얘기를 한다면 검찰 전체가 오해받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검찰 조사에는 협조=상황이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판단에 따라 한나라당은 이 후보를 제외한 모든 관련자에 대해 검찰 조사에 적극 협력하도록 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범여권이 옵셔널벤처스코리아 주가 조작 실무에 관여했다고 주장하는 당시 여직원 이모 씨가 최근 검찰 조사를 받았고 이날 이 후보의 미국 소송 대리인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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