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 통합협상서 중심 못잡고 오락가락
“우리는 당 안에만 계파가 6개다. 5 대 5로는 안 된다.”
대통합민주신당 고위 당직자는 20일 난항을 겪고 있는 민주당과의 통합협상의 쟁점인 ‘당내 의결기구 5 대 5 구성’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를 이같이 설명했다.
대선을 한 달 앞두고 당의 중심이어야 할 정동영 대선후보가 통합 협상 국면에서 영이 서지 않는 이유를 이렇게 갈라진 당내 계파라는 속사정에서 찾을 수 있다는 얘기다. 밥그릇은 하나인데 숟가락은 6개이니 시끄러운 소리가 나지 않을 수 없다는 것.
6개 계파는 정 후보 계파를 비롯해 손학규 전 경기지사 진영, 이해찬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한 친노 그룹, 미래창조연대로 대표되는 시민사회세력, 김근태 전 열린우리당 의장계, 그리고 정균환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민주당 탈당파로 분류된다.
이들 계파는 대선 이후 내년 4월 총선의 공천을 받기 위해서는 각기 당권을 생각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 후보와 오충일 당 대표가 민주당 박상천 대표, 이인제 대선후보와 12일 4인 회동에서 양당 간 지분을 5 대 5로 합의한 것은 대통합민주신당내 각 세력의 생존 공간을 사실상 없애 버린 것이라는 위기의식이 정 후보 계를 제외한 각 계파에 팽배해 있다.
무(無)계파인 서울의 한 초선의원은 “정 후보가 민주당에 지분 50%를 내줬는데 솔직히 (정 후보가) 무슨 자격으로 50%를 줄 수 있느냐는 공분(公憤)이 있다”고 말했다. 자신들의 지분이 절반으로 줄어드는데 손놓고 있을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는 얘기다.
민주당 핵심 당직자는 “통합 협상 테이블에서 대통합민주신당 협상단이 당내 여러 계파 간 사정을 말하며 (지분 비율의) 양보를 요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통합협상단이 정 후보 선대본부회의에서 협상 과정을 설명할 때 어떤 계파는 찬성했지만 다른 계파는 반대했다는 이야기가 당직자들 사이에서 회자되기도 했다.
정 후보는 거듭 “이번 대선은 정동영 개인의 승패를 훨씬 뛰어넘는 것”이라며 단합을 주문하고 있지만 계파 간 이해관계 조정은 쉽지 않은것이 현실이다. 민주당 탈당파 중 옛 원외위원장 40여 명은 최근 “정 후보를 다른 후보로 교체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기까지 했다.
정 후보 측 한 의원은 “정 후보를 최고위원회가 받쳐주면 좋을 텐데 최고위원 중 2명만 현역 의원이고 나머지는 시민사회세력이거나 민주당 탈당파다”며 한숨을 쉬었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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