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자신있다면 왜 해외서 공개하나”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김경준 씨의 누나 에리카 씨는 21일 새벽(한국 시간)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후보와 BBK 관련 3대 의혹에 관한 진실’을 밝히겠다고 예고했다.
에리카 씨는 20일 오전 팩스를 통해 현지 및 국내 언론사에 회견 계획을 알렸다.
이에 따라 김 씨 측과 이 후보 간의 이면계약서 진위 공방이 확산되고 있다. 김 씨 측은 “BBK와 LKe뱅크가 모두 이 후보의 회사이며 이를 증명할 이면계약서가 있다”고 주장하지만 한나라당은 “이면계약서는 없으며 있다면 위조된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에리카 씨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이면계약서를 한국 검찰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김 씨 측이 한겨레21을 통해 공개한 이면계약서의 진위는 이 후보의 주가조작 사건 연루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결정적인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진본이라면 이 후보가 BBK의 실질 소유주가 돼 주가조작 사건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게 되지만, 위조된 것이라면 김 씨의 단독범행이 사실상 입증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19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이면계약서가 있었다면 김경준이 지난 3년 반 동안 귀국하지 않으려고 했겠느냐. 이면계약서는 없다”고 단언했다. 이 후보는 20일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을 한 뒤에도 “(에리카 씨가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것은) 괜한 짓을 하는 것이다. (이면계약서를) 가져다 보면 되지”라며 “모두 자성해야 한다”고도 했다.
주요 당직자들도 일제히 “이면계약서는 사문서 위조 전과가 있는 남매가 또다시 위조한 것”이라는 주장을 폈다.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동생과 함께 사기·위조 혐의를 받고 있는 에리카 김이 동생의 ‘장내’ 사기가 잘 통하지 않을 경우 ‘장외’에서 여론 호도용 무차별 폭로를 할 것이라는 점은 충분히 예상됐다”며 “검찰에 제출한 이면계약서의 진위에 자신이 있다면 왜 한국의 사법권이 미치지 못하는 해외에서 공개하겠느냐”고 따졌다.
에리카 씨도 동생과 공범으로, 한국에 오면 구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미국에서 허위 사실을 퍼뜨리고 있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주장이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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