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후보측 “金자료에 이면합의 문구 없어”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의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최재경 특수1부장)이 김경준(41·수감 중) 씨에게서 제출받은 서류는 2001년 2월 LKe뱅크가 AM파파스와 맺은 ‘주식매매계약서’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LKe뱅크는 김 씨와 이 후보가 공동 설립한 회사이며 AM파파스는 김 씨가 조세회피지역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설립한 서류상 회사(페이퍼 컴퍼니)다.
당시 LKe뱅크는 지분을 AM파파스에 넘기는 대가로 받은 100억 원으로 EBK증권중개라는 회사를 설립하려고 했으나 양 측의 동업관계가 청산되면서 무산됐다.
이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20일 “최근 검찰에 소환된 이 후보의 핵심 측근인 김백준 전 서울메트로 감사에게 확인한 결과 김 씨가 제출한 서류는 이 후보 측이 보관하고 있는 것과 동일한 것”이라며 “그 계약서에는 어떤 이면합의 내용이나 그런 문구도 없이 김 씨가 당시 대화를 통해 이면합의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검찰은 이 서류의 서명이 원본과 다를 수 있다고 판단해 대검찰청 문서감정반에 의뢰해 진위를 가리기로 했다.
김 씨의 변호인인 박수종 변호사는 이날 서울 서초구 서초동의 사무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김 씨가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는 게 맞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김 씨 변호인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김 씨는 범죄인인도청구 당시 검찰이 밝혔던 횡령액 384억 원보다 횡령 규모도 작고 주가조작도 단독 범행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사문서 위조 혐의는 대체로 시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의 누나인 에리카 김 씨는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지만 한국 검찰에 ‘이면계약서’를 제출했다”며 20일 오전 11시 반(한국 시간 21일 오전 4시 반)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내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명박 후보는 이날 경기 고양시 일산에서 연탄배달 봉사활동을 한 뒤 “괜한 짓을 하는 것”이라며 “(이면계약서를 갖고 오면) 가져다 보면 되지”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검찰은 수사 일정이 촉박해 대선 후보 등록일(25일) 이전에 김 씨 관련 수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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