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은 이 후보와 전현직 대표을 비롯해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날 오전 국회도서관 대회의실에서 창당 1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1997년 창당의 주역인 이회창 전 총재가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김경준 씨의 귀국으로 ‘BBK 주가조작 사건’ 파문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생일을 자축하기보다는 비장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이 후보는 인사말에서 ‘BBK 주가조작 사건’ 연루 의혹과 관련해 “(김경준이라는) 한 범죄자의 입을 빌려 집권세력이 공작을 해 대한민국의 미래를 찬탈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검찰도, 어느 누구도 역사의 순리를 거스르는 일을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비전도, 정책도 없이 오로지 네거티브에만 매달리는 공작정치, 구태정치를 반드시 청산하겠다”고 역설했다.
강재섭 대표는 “범여권은 사기꾼 입만 바라보고 있다”며 “미국에서 또 다른 사기꾼이 기자회견을 하면서 사제 폭발물을 한나라당을 향해 던졌는데, 그 폭탄은 자기 진영으로 가서 터질 것이다. BBK는 결국 오발탄이나 불발탄으로 끝날 것이다”고 강조했다.
강 대표는 “흠이 없는 사람이 누가 있나. 고귀한 판사실에 있던 분도 있고 자기 몸에 흙을 묻혀가며 청소를 한 분도 있다. 청소한 사람에게서 나는 냄새는 부패한 냄새가 아니라 건강한 냄새다”라고 말했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는 “최근 이 후보가 겪는 위기는 곧 기회라는 확신을 가져달라”며 “원래 하늘은 한 사나이에게 큰 임무를 주기 전에 시련을 준다”고 덕담했다.
김덕룡 의원은 이날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께 드리는 글’이라는 보도자료를 내고 “10년 전 이회창 후보의 낮은 지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당시 민주당의 대통령 후보였던 조순 후보를 간곡하게 설득해 한나라당이 창당됐다”며 “한나라당은 이 전 총재를 당선시키기 위해서 창당된 당”이라고 회고했다.
김 의원은 “오직 당신을 위해 창당됐던 한나라당과 두 번씩이나 당신의 당선을 위해서 불철주야 뛰었던 당원들에 대한 대답과 보답이 이것(탈당 출마)이냐”며 “이것이 당신께서 그렇게 자주 말씀하시던 ‘법과 원칙’이란 말이냐”고 비판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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