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 “대북정책 기본은 北 변하게 하는것”
정동영 “소상공인이 주주 되는 카드사 설립”
문국현 “2012년까지 군복무 18개월 이하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23일 비무장지대(DMZ) 생태공원 조성, 식수전용댐 건설, 수돗물 판매 허용, 1회용품 사용 규제 완화 등의 내용을 담은 환경정책 공약을 당을 통해 발표했다.
한나라당 김형오 일류국가비전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아름다운 국토 조성으로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그린 앤드 클린(Green & Clean) 코리아 6대 공약’을 마련했다”며 이 후보의 공약을 소개했다.
이 후보는 공약에서 “한탄강과 임진강을 포함한 DMZ 일대를 유네스코 지정 세계생태환경 자연유산으로 등록하자고 북한에 제안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또 깨끗하고 안전한 수돗물 공급을 위해 식수전용댐 건설을 추진하고 고성능 정수시설을 갖춘 업체가 수돗물을 병에 넣어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금지돼 있는 상점의 1회용 종이컵 제공 등을 업체 자율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 밖에 이 후보는 △안전하고 맑은 실내 공기로 아토피 없애기 △지구 온난화 대처를 위한 온실가스 절감 △환경산업의 수출전략 산업화 등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한편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중소기업 희망선포식에 참석해 중소기업 지원을 거듭 약속하고 국회에서 열린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의원들의 노고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하지만 이후 라디오 방송 출연 등의 일정은 피로 등을 이유로 취소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후보는 이날 ‘대통령선거 정강정책 방송연설’을 통해 “일자리와 교육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연설에서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심화 육성해 많은 일자리를 만들겠다.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희망카드사’를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 1000만 명이 주주가 되는 희망카드사를 통해 카드수수료를 내리겠다는 것.
정 후보는 “2008년을 사회적 교육대협약의 해로 선언해 교사 학부모 시민사회 정당이 참여하는 국가미래전략교육회의를 만들겠다”며 “초중고교 1만 개를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하고 대학 15개 이상을 세계 200대 대학에 진입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외환위기를 극복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지도력과 부패에 대해서라면 언제 어떤 자리에서든 당당한 노무현 대통령의 자신감을 가감 없이 인수하겠다”면서도 “참여정부 들어 국민의 소리를 듣기보다는 자신이 말하고 싶은 것을 더 힘 줘 말하면서 국민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중소기업 희망선포식’에 참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기업 사장 출신 지도자는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뿐이었지만 뇌물과 부패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며 이명박 후보를 겨냥했다. 그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이윤에 장애가 될 때 제거하면 그만이지만 국가지도자는 그럴 수 없다”고 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는 이날 서울 송파구 재향군인회관을 방문해 보수층 표심을 공략했다. 전날 헌정회에 이어 이틀 연속 보수 성향 단체를 방문한 것.
이 전 총재는 지난 10년간의 햇볕정책을 강력히 비판하며 집권할 경우 이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대북정책의 기본적인 첫 조건은 북핵 폐기이고 그 다음은 수령 독재 방식의 폐쇄적인 북한 체제를 개혁 개방하는 것”이라며 “‘주면 변한다’는 햇볕정책을 ‘주어서 변하게 한다’는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햇볕정책을 폐기하면) 지금까지 공짜 돈을 받아온 북한이 틀림없이 ‘핵전쟁이 난다’며 협박하겠지만 새 정권은 국민에게 진정한 평화 공존은 무지갯빛 미래가 아니라 뚫고 가야 할 가시밭길이라는 것을 납득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는 이 자리에서 ‘이명박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해법’을 묻는 회원들의 질문에 “내가 나오기 전 이 후보 지지율은 상당히 높고 가망도 없는 싸움이었다. BBK 문제 터질 때도 아니었다. 왜 나왔겠나. 내가 미쳤나”라며 “국민이 제대로 된 정권 교체가 뭔지 이해하게 되면 상황이 바뀔 거라는 확신을 갖고 나왔다”고 대답했다.
이 전 총재는 이어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서 열린 ‘한중 수교 15주년 기념법회’에 참석해 ‘불심(佛心) 잡기’ 행보를 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인사를 나눴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선 후보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재창조 100대 정책공약’을 발표했다.
문 후보는 일자리 500만 개 창출, 8% 경제성장 달성, 아파트 후분양제 전면 도입, 금산분리 강화를 밝혔고, 교육 분야에서는 3불(不)정책 유지 및 국립대 공동학위제 등을 내놨다.
또 평균소득의 40% 수준인 기초노령연금을 최저 생계비 수준으로 올리고, 병사의 군복무기간을 2012년까지 1년 6개월 이하로 단축하겠다고 했다. 장차관 등 고위 공직자 및 국회의원 공천의 30%는 여성에게 할당하겠다고 약속했다.
권영길 민주노동당 대선후보는 이날 무상 의료와 소득별 건강보험료 차등화를 골자로 하는 보건 의료 공약을 발표했다.
권 후보는 서울 여의도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1인당 1년 의료비 지출이 100만 원을 안 넘도록 개선 △아동 노인 장애인 저소득층 등 완전 무상 의료 달성 △건강보험 적용 범위를 진료 항목의 90%까지 확대 △국민 2500명당 1인 주치의 제도 실시 등을 약속했다. 이날 김상곤 전 교수노조 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595명의 정책자문단도 발족했다.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정기선 기자 ks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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