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관계자 “위조여부 수사결과 누군가에게 결정타”

  • 입력 2007년 11월 24일 03시 04분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 후보가 사실상 BBK 소유주라는 사실을 입증할 원본 계약서와 추가 자료를 갖고 들어왔다.”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 김경준(41·수감 중) 씨의 어머니 김영애(71) 씨가 23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그는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될 사람이 거짓말은 안 해야 한다. 정직하고, 나라 생각하고, 국민 사랑하는 분이 되셨으면 좋겠다”고 이 후보를 비판했다. 이어 “(이 후보 측이) 아들을 ‘국제 사기꾼’이라고 하는데 자기는 위장 전입, 땅 투기하면서 몇 년 사이 엄청나게 돈 벌었으면 가난한 국민을 도와주어야 한다. 아무 죄 없는 사람에게 이렇게 해서 되겠느냐”라고 덧붙였다.

김 씨는 이날 에리카 김 씨의 변호사 사무실에 있는 여직원과 함께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 변호인인 오재원 변호사와 함께 서울 서초구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청사에 도착한 그는 “이면계약서 외에 어떠한 증거를 갖고 왔나” “인감도장을 갖고 왔나” 등 쏟아지는 취재진의 질문에 시종 침묵하다가 “기운이 없어서”라고 짧게 말한 뒤 엘리베이터를 타고 청사 10층 특별수사팀 조사실로 향했다.


영상취재 : 서중석 동아닷컴 기자


▲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김씨 어머니, 검찰서 아들과 상봉

김경준 씨가 조사를 받고 있는 검찰청사 10층에서 상봉한 모자는 눈물을 쏟았으며 점심식사를 함께하는 등 1시간 동안 가족만의 시간을 보냈다.

통상 구치소에 갇힌 미결수는 하루 10분 동안만 접견실의 투명 아크릴 벽을 통해서만 가족 등과 면회가 가능하다. 하지만 김경준 씨의 경우 거의 종일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데다 어머니가 미국에서 오는 사정을 고려해 검찰은 ‘특별면회’를 허락했다.

검찰은 김 씨의 어머니에게서 제출받은 영문과 한글 계약서 원본 등을 대검찰청 문서감정반이나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등에 보내 진위를 가릴 계획이다.

이 가운데 문제가 되는 것은 한글 계약서 원본. 2001년 2월 21일 작성된 영문 계약서 3건은 이미 김 씨가 16일 귀국 직후 사본을 제출한 데다 내용도 이 후보 측이 보관하고 있는 것과 동일해 진위를 가릴 필요가 없기 때문.

검찰의 한 관계자는 “한글 계약서의 위조 여부에 대한 수사 결과는 누군가에게 결정타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계약서가 위조로 밝혀지면 ‘김 씨=국제 사기꾼’이라는 이 후보 측의 공격이 힘을 얻는 반면 진짜로 확인되면 이 후보 측이 치명상을 입게 된다는 얘기다.

또한 검찰은 김 씨의 횡령액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땅 매각 자금의 흐름 등을 파악하기 위해 계좌 추적도 벌이고 있다.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 촬영 : 동아일보 사진부 전영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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