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자리에 나서기보다 낮은 곳에서 서민들과 함께 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기 위해 이 같은 행사를 마련했다는 게 문 후보측의 설명이다.
문 후보는 이날 일일 주방장으로 임명돼 노인과 노숙자, 도시빈민 등에게 밥을 퍼주고 김치와 계란찜, 숙주나물, 쇠고기무국, 시레기 된장국 등을 배식했다.
특히 이날은 문 후보의 부인 박수애 씨의 생일이라서 생일 축하 행사도 즉석에서 간소하게 치러졌다. 박 씨는 "제가 태어나서 가장 의미있고 행복한 생일"이라며 감사인사를 했다.
문 후보는 "어르신들이 오래오래 장수하시도록 많은 것을 바꿔가겠다"며 "건강하게 많이 드시라"고 권했다. 그는 "젊은이들이 아직까지 잘 못했더라도 용서하시고 용기를 갖고 조금만 더 참아달라"며 "전혀 다른 잘 사는 나라, 어르신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를 하는 그런 나라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일천사병원에서는 천사병원 활동 비디오를 시청한 뒤 병실에 들러 노숙인과 이주 노동자 등 환자들을 위로했다. 매월 1만 원씩 기부하는 명예회원으로도 등록했다.
문 후보의 이 같은 '소외계층 접촉 행보'는 참여정부 실정 비판과도 맥락이 이어져 있다. 참여정부가 서민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비정규직과 실업자를 양산해 민심을 잃었다는 게 문 후보의 주장이다.
그는 대통합민주신당 내부에서 자신에 대해 '오만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에 구애받지 않고 이날도 비판의 목소리를 이어갔다.
그는 이날 오전 SBS 라디오에 출연해 참여정부와 신당을 향해 "민심을 잃었다는 것을 아직도 못 읽고 있다. 민심을 잃은 것을 인정하지 않으니 원인도 모르고 대책도 모른다"며 "민심을 잃은 사람들은 더 이상 정치인들이 아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노무현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문제는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도 보인다.
문 후보 선대위는 당초 이날 오전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와 관련해 노 대통령에게 공개 질의를 하는 기자회견을 준비했으나 후보가 기자회견에 직접 나서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대통령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 27일 서울을 시작으로 28일 부산, 29일 광주, 30~31일 경기와 인천 지역을 돌며 '500만개 일자리 창출'과 '믿을 수 있는 경제 대통령' 슬로건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
디지털뉴스팀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