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이날 주요 후보들은 경쟁후보의 약점을 집중 공격하는 것으로 유세전을 시작해 22일 동안 거친 네거티브 선거전이 펼쳐질 것임을 예고했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이날 새벽 0시 전남 여수시청 앞 광장에서 뜬 눈으로 밤을 지새며 시민들과 함께 여수세계박람회 개최지 발표를 지켜보는 것으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데 이어 경의선 남측 최북단인 도라산역을 찾아 평화경제선언을 발표했고, 열차편으로 대전을 방문했다가 다시 서울 명동으로 자리를 옮겨 `안아주세요'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스킨십 캠페인을 벌였다.
정 후보는 여수시청 앞 광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위대한 잠재력을 믿는다. 국민은 이변을 맞을 마음의 준비가 돼 있다"며 "이번 대선은 대담한 변화와 미래로 가느냐, 아니면 다시 과거로 돌아가느냐의 갈림길이다. 이번 선거전의 최종 승자는 민주개혁세력의 후보가 될 것"이라고 대역전을 다짐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도 새벽 0시 동대문시장 내 의류쇼핑센터 `두타'와 자신의 서울시장 재직 시절 치적인 청계천을 찾아 `열전 22일'의 테이프를 끊은 뒤 KTX편으로 서울역을 출발, 대전, 대구, 부산을 잇따라 방문하는 `일일 전국유세'를 시작했다.
이 후보는 서울역 앞에서 가진 첫 유세에서 "정통야당의 정통후보가 된 것을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면서 "무능하고 책임감도 없는 이 정권을 반드시 교체해야 한다. 다른 것은 몰라도 경제를 살려서 대한민국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면서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일하는 경제지도자론'을 폈다.
이 후보는 또 대전에서 열린 유세에서 범여권을 겨냥, "지난 5년 동안 못한 사람이 앞으로 5년을 어떻게 잘할 수 있겠느냐. 이 분들은 자기가 무엇을 잘못 했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꼬집은 뒤 "저는 말로 남을 음해하지 않는다. 오로지 일로 국민에게 심판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새벽 0시 노량진수산물 시장 방문으로 선거운동을 시작한 뒤 국립현충원을 참배하고 남대문로 선거사무소 옆 숭례문 교차로에서 출정식을 가졌고, 남대문시장과 가락동 농수산시장, 잠실 롯데월드, 잠실역 지하상가, 경동시장, 동대문시장, 두산타워 등을 돌며 유세를 펼쳤다.
그는 노량진수산물시장 상인들과 만나 "경제도 생선처럼 팔팔 뛰도록 하겠다"며 "경기가 안 좋다고들 하는데 내년에는 기필코 경기가 몇 배 나아졌다는 소리가 나오도록 새로운 희망을 주는 시대를 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숭례문 앞 출정식에서 "거짓말하고 법과 원칙을 무시하며 수단과 방법을 안 가리고 자기 배만 채우면 된다는 사고에 빠진 후보로는 정권을 교체할 수도, 나라를 바로 세울 수도 없다"면서 "노무현 후보에 속아 지난 5년 얼마나 피눈물을 흘렸느냐. 한나라당 후보(이명박)에 속아 다시 땅을 치고 후회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 권영길 후보는 오전 홈에버 상암점 앞에서 출정식을 가진 뒤 마포 농수산시장과 태평로 삼성 본관 앞 유세를 통해 삼성 비자금 특검을 통한 재벌개혁을 주장했다.
권 후보는 홈에버 상암점 유세에서 "이명박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에 관심 없는 '엉터리 비정규직 대선후보'이고, 정동영 후보는 비정규직 문제를 만들어온 '가짜 비정규직 대선후보'"라고 싸잡아 비판한 뒤 "권영길과 함께 세상을 바꾸고 비정규직이 없는 나라를 만들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새벽 여수시청 앞에서 세계박람회 유치 발표를 지켜본 뒤 '한번에 15분씩, 하루 20번 유세' 원칙에 따라 서울역과 남대문시장, 신촌로터리, 용산역 등에서 유세전을 펼쳤다.
이 후보는 `무한도전 유세' 출범식에서 "거짓말과 배신만 일삼은 정동영 후보는 국정파탄의 한가운데 있고 이명박 후보는 비리범죄 의혹의 복마전"이라고 강력히 비난했고 이회창 후보에 대해서도 "불법정치자금 사건에 대해 평생 석고대죄해야 할 사람이 청와대를 가겠다고 하는 세상을 뒤집어 엎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27일 오전 8시 30분께 지하철 구로디지털단지역 앞에 도착, 출근길 시민들을 상대로 거리 유세를 벌이면서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고 오후에는 환경정책토론회에 참석해 `환경대통령'의 면모를 부각시켰으며 서울역과 종각역, 신촌역을 돌며 얼굴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문 후보는 구로 유세에서 "청년 실업자 200만 시대이고 대학 졸업생 반이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데 우리 대한민국은 뭘 하고 있느냐"며 "더 좋은 일자리를 만들고 비정규직법을 개선해 비정규직의 일자리를 보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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