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검사가 아무 말도 하지 말래요”

  • 입력 2007년 11월 28일 20시 05분


"아무 말도 하지 말래요."

'BBK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는 28일 새벽 1시경 검찰 조사를 마친 뒤 서울구치소로 돌아가며 이같이 말했다. 김 씨는 이날 기자들을 피해 몰래 지하주차장으로 빠져나가려다 대기 중이던 기자들과 마주친 것.

김 씨의 이 말은 18일 구속 수감된 뒤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구속 후 몇 차례 기자들의 질문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했었다.

짙은 셔츠에 갈색 재킷을 입은 김 씨는 밧줄로 묶인 채 수사관 3명에 둘러 쌓여있었다. 이날 힘없이 약간 입을 벌리는 특유의 표정을 지은 김 씨는 승용차에 타기 직전에 "할 말이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약간 어눌한 말투로 이 같이 말하고 차에 올랐다.

16일 송환 직후 김 씨가 기자들에게 "한 마디만 할까요?" "일부러 이 때 온 게 아니예요. 민사사송 끝나서 왔어요" "(자료) 갖고 온 게 있어요"라고 한마디 씩 던진 '김경준 어록'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러나 법원에 의해 구속영장이 발부돼 김 씨의 신병이 검찰과 서울구치소로 넘어간 뒤에는 입을 굳게 닫았다.

검찰 관계자는 "김 씨가 툭툭 내뱉는 말들과 심지어 엄지손가락 올린 것까지 언론에 크게 보도되자 보안을 강조하는 수사팀이 자꾸 뭔가 말하고 싶어 하는 김 씨를 강하게 압박한 듯하다"고 설명했다.

최우열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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