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29일 검찰이 ‘이명박 후보가 BBK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다고 발표할 경우 지원유세를 재검토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 82회 생일을 맞아 충북 옥천군에서 열린 숭모제가 끝난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검찰에서 발표를 하면 그때 보고 또 (지원유세 여부 등을) 판단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BBK 문제는 확실하게 매듭지어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사실관계를 한 점 의혹 없이 밝히고, 그에 따라 국민이 판단할 일”이라고 했다.
30일 하는 첫 지원유세에 대해서는 “경선에 참여했고 거기서 승복을 했고, (그때) 약속한 것을 지키는 것”이라며 “당원으로서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의 이날 발언은 검찰 수사 결과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이 후보의 불법 행위가 드러날 경우 지원유세 재검토 등 새로운 결단을 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망설임 없이 침착하게 답해 사실상 답변을 미리 준비한 듯했다.
또 이날 탈당하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한 곽성문 의원을 비롯해 자신의 결정에 반발하는 측근들과 지지자들에게 지원유세가 ‘조건부’임을 내비쳐 내부 전열을 가다듬는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박 전 대표가 이 후보의 BBK 주가조작 의혹이 사실로 판명되면 이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측근은 “기자들이 주가조작 의혹이 사실이라는 가정하에 질문하자 원칙적으로 답한 것”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 전 대표는 30일 전남 무안을 시작으로 경기 제주 전북을 잇달아 돌며 이 후보 지지유세를 할 예정이다. 박 전 대표를 지지하는 모임인 파랑새단 회원 30여 명은 29일 오후 4시부터 박 전 대표 자택 앞에서 ‘지원유세를 유보해 달라’며 밤샘 시위를 벌였다.
옥천=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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