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보간 합종연횡… 선관위 3가지 고민

《대선을 불과 2주일여 앞두고 진행되고 있는 주자 간 ‘합종연횡’ 때문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고심에 빠졌다. 선관위 관계자는 4일 “대선 후보 등록 기간이 지난 뒤 일어나는 주자들 간의 연대는 ‘단일화’가 아닌 ‘불리한 후보의 사퇴’일 뿐”이라면서도 “전례가 없어 법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고민하는 사안들이 많다”고 말했다.》

1. 沈, 昌 선대위장 가능?

무소속, 정당지지 못받아… 오늘 결론낼듯

2. 鄭-文 단일화 TV토론?

선거운동 기간중 전례없어… 형평성 시비

3. 鄭-文 여론조사 발표?

13일 이후 금지… 승패만 밝힐 경우도 논란

국민중심당은 3일 심대평 대선 후보가 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의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을 수 있는지에 대해 선관위에 질의서를 보냈다. 공직선거법 84조에는 ‘무소속 후보자는 특정 정당으로부터 지지 또는 추천받음을 표방할 수 없다’고 돼 있기 때문이다.

선관위 관계자는 “법규해석과에서 검토 중이며, 5일쯤 결론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사퇴하는 방식의 ‘단일화’를 추진하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창조한국당 문국현 대선 후보에 대해 TV 토론을 몇 번 허용할지도 선관위의 고민 사항이다.

선관위는 2002년 대선 당시 선관위원 전체회의를 열고 ‘다른 후보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의 단일화 TV 토론은 1회만 허용한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토론회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이 시작되기 전에 열렸고, 이번에는 선거운동 기간 중 TV 토론이 벌어지게 된다는 점이 다르다. 선관위 관계자는 “다른 후보와의 형평성을 더 엄격히 강조해야 하는지 아니면 선거운동 기간이라는 점을 감안해 더 폭넓게 허용해야 할지 내부에서도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정동영, 문국현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으로 사퇴 후보를 결정할 경우 여론조사를 할 수 있는 시한도 논란거리다. 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일 6일 전인 13일 이후 실시하는 여론조사의 결과는 투표 마감 시간까지 발표할 수 없다.

선관위 관계자는 “두 당에서 구체적인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누가 이겼다’는 것만 발표하는 것도 여론조사 결과 공표로 봐야 하는지를 두고 관련 규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선관위는 “사퇴하는 대선 후보는 득표율이 없으므로 사퇴 시점까지 사용한 선거비용을 전혀 보전 받지 못함은 물론 5억 원의 후보 등록 기탁금을 일절 돌려받을 수 없다”고 밝혔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