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金씨 LA수감동료 녹취록 공개

  • 입력 2007년 12월 8일 03시 01분


“여권 고위직이 3월 김경준씨에 특별거래 제안”

신당 “LA구치소선 변호인 접견때 녹음 못해”

BBK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의 국내 송환을 둘러싼 ‘기획 입국설’ 공방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한나라당은 7일 한 일간지 보도를 인용하면서 김 씨와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구치소에서 함께 수감돼 있던 미국인 테클 지게타 씨가 변호사에게 ‘한국 여권 고위직과 김경준의 빅딜’에 대해 언급한 녹취 CD를 공개했다.

이 CD에 따르면 지게타 씨는 영어로 나눈 대화에서 “한국 여권 고위직으로 여겨지는 사람들이 3월부터 (김경준을) 면회한 것 같다”며 “김경준은 일이 잘 풀리고 있고 (여권 측에서) 자신을 위해 ‘특별한 거래’를 제시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김경준이 말하기를 ‘무엇인가를 위해 내가 아는 것을 증언해야 하는데 그 증언에 대한 대가로 사면을 받든지 가벼운 형량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은 진상조사단을 발족해 자체 조사에 나서는 한편 검찰에 즉각적인 수사 재개를 요구했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검찰은 즉시 검사를 미국 현지에 파견해 면회자가 누구인지 밝혀야 한다. 면회기록만 조사하면 쉽게 밝혀질 수 있다”고 말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이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대선 후보가 직접 김경준과의 거래가 있었는지, 또 기획 입국을 사주했는지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통합민주신당 정봉주 의원은 “로스앤젤레스 연방구치소는 변호사들이 수감자를 접견할 때 공항 검색대에서처럼 정밀 검색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일체의 (녹음) 장비를 갖고 들어갈 수 없다”며 “대화를 녹음했다는 것 자체가 허위이고 거짓”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지게타 씨를 인터뷰한 변호사 데니스 장은 이명박 후보의 형과 처남 소유의 다스 측 변호사 사무실에 세를 들어 살고 있다”면서 “신분상 객관성에 의심이 간다”고 했다.

그러나 장 변호사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같은 건물에 있지만 별도 사무실을 운영한 지 오래 됐다. 녹음기 등을 가지고 접견을 할 수 없다는 정 의원의 주장은 미국 실정을 모르는 것이다”고 반박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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