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 차관보는 이날 ‘친서에 대한 답신이 있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었다. 하지만 친서뿐만 아니라 북한 관리들과 몇 시간을 얘기했으며 그들이 이런 모든 것을 숙고한 뒤에 반응을 보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뒤 6일 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통화를 하고 북한의 완전하고도 정확한 핵 프로그램 신고를 위한 중국의 역할을 거듭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부시 대통령은 친서에서 ‘우리는 결정적 고비에 서 있다’고 강조했다”며 “이제 공은 북한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부시 행정부는 김 위원장이 확실한 비핵화 의지 천명으로 호응해 주기를 기대하며 이를 위해 한국 정부도 역할을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정통한 소식통들은 “부시 행정부가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은 핵 프로그램 신고가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 때문”이라고 전했다.
북한은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을 위해 도입한 것으로 추정되는 알루미늄 튜브를 ‘미사일 개발용’이라고 설명하고, 심지어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자서전에서 압둘 카디르 칸 박사가 북한에 원심분리기를 수출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극력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한 고위 관리는 최근 “자서전에 썼다고 진실이 되느냐. 우리는 절대 도입한 적 없다. 칸 박사를 6자회담 석상에 증인으로 불러 청문회를 하자. 우린 자신 있다”고 주장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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