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앙의 현장’ 대통령은 없었다

  • 입력 2007년 12월 11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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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한 충남 태안군에 대통령과 국무총리는 나타나지 않았다.

청와대는 10일 “노무현 대통령이 피해 지역을 시찰할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해당 비서관실을 중심으로 비상체제에 있으며 대통령도 직접 사건을 보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상황이 심각한 만큼 대통령 시찰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청와대 한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의 사고 지역 시찰은 검토하는 게 당연하다”면서도 “그러나 대책 마련이 우선이 아니냐”고 했다. 청와대 다른 관계자는 “특별재난지역 선포 문제가 결정되지 않아 시찰 여부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는 국정의 최종 결정권자인 대통령이 사고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대책을 수립한 후 현장을 방문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피해가 심각한 데다 사고 지역이 넓고 장비와 인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장 상황을 감안하면 대통령과 청와대의 대응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노 대통령은 지난 주말 공식 일정이 없었고 10일에도 수석·보좌관 회의 외에는 별도 일정이 없었다.

특히 노 대통령의 잦은 고향 나들이와 비교해 현장 시찰을 하지 않는 건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정치권 일각에서 나온다. 노 대통령은 퇴임 후 살 집을 짓고 있는 경남 김해시 봉하마을을 올해 5차례나 방문했다.

노 대통령은 2003년 9월 태풍 ‘매미’가 전국을 강타했을 때 가족 및 측근들과 함께 뮤지컬을 관람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국민에게 사과하기도 했다.

9일 사고 현장을 찾았던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노 대통령과 한덕수 총리도 와 보셔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사고 발생 후 현장을 찾지 않은 한 총리는 10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의 초청으로 중국 방문에 나섰으며 11일 밤 귀국할 예정이다.

반면 대선 후보인 한나라당 이명박,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민주당 이인제 후보는 9일, 무소속 이회창,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는 10일 현장을 찾아 복구활동을 도왔다.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촬영 : 김미옥 기자


촬영 : 김미옥 기자


촬영 : 김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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