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은 10일 김효석 원내대표 등 소속 의원 141명 명의로 ‘BBK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 김홍일 3차장 등 3명의 검사에 대해 탄핵소추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날 소집된 제270회 임시국회에서 임채정 국회의장이 본회의 개회 선언을 미뤄 대통합민주신당이 추진한 탄핵소추안 보고는 이뤄지지 않았다.
현직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 제출은 2000년 박순용 검찰총장과 신승남 대검 차장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야당은 4·13총선 선거사범에 대한 검찰의 편파수사를 문제 삼아 탄핵소추안을 제출했으나 본회의에서 통과되지는 않았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는 “검찰에 대한 정치적 테러이자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반민주적 폭거”라며 신당이 추진하는 검찰 탄핵소추안과 BBK 특검법안 등을 당 차원에서 저지하겠다고 밝혔다.
박형준 대변인은 논평에서 “꺼져 가는 ‘BBK 불씨’를 다시 살리기 위해 ‘네거티브의 망치’를 다시 사정없이 휘두르고 있는 것을 보면 제정신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한나라당은 대통합민주신당에 의해 소집된 임시국회 의사일정에 합의해 주지 않는 것은 물론 탄핵소추안 문제에 대한 논의 자체를 거부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대통합민주신당은 대통령 선거 전에 본회의를 개최해 탄핵소추안 보고를 강행할 예정이어서 한나라당이 저지에 나설 경우 충돌이 예상된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BBK 수사와 관련해 대통합민주신당이 국회에 제출한 수사 검사에 대한 탄핵소추안과 정동영 대선 후보가 요구한 직무감찰에 대해 회의적 반응을 보이며 차라리 특별검사를 추진하는 편이 낫다는 견해를 보였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수사 검사를 탄핵할 경우 중대한 법 위반이 있다는 점이 명백해야 하는데 지금 제기되는 의문으로 탄핵으로 몰고 가기는 어려운 것 같다”고 비판했다.
천 대변인은 또 직무감찰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서도 “직무감찰을 할 요건이 되는지, 직무감찰을 통해 (검찰에 대한) 불신이 해소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직무감찰을 포함해 현재 있는 제도로서는 검찰을 불신하는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며 “특검법을 설득력 있게 추진하도록 정치적 노력을 기울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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