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리 3번째 대선에 도전 중인 민주노동당 권영길(사진) 후보 측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민노당은 한나라당 대통합민주신당에 이어 정당으로는 3번째 지지율을 보이고 있지만, 정작 권 후보의 지지율은 5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동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코리아리서치센터(KRC)에 의뢰해 8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민노당 지지율은 10.6%였으나, 권 후보는 3.7%에 그쳤다.
권 후보 측은 이런 현상의 배경으로 우선 이명박 정동영 이회창 등 ‘주연급’ 후보를 제외한 다른 후보가 난립해 있는 점을 꼽는다. 권 후보는 2002년 대선에서 노무현 이회창 후보의 틈바구니에서 ‘여러분, 살림살이 좀 나아지셨습니까?’라는 유행어까지 만들며 존재를 부각시켰고 이 여세로 2004년 총선에서 민노당의 원내 진입을 이뤄 냈다.
박용진 대변인은 “몇몇 후보는 사실상 정리되어야 하는데, 이런 혼전 상황에서는 민노당의 차별화된 공약을 알릴 방법이 없다”고 아쉬워했다.
더 큰 문제는 권 후보가 대선에서 현재 지지율과 별 차이 없는 표를 얻는 데 그친다면 내년 총선 정국을 앞두고 민노당의 당세가 위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여기에는 민노당이 2004년 17대 국회 개원 직후에는 노회찬 심상정 등 일부 스타급 의원을 내세워 여론의 관심을 끌었으나 17대 하반기에는 이렇다 할 주목을 끌지 못한 상황과 맞물려 향후 원내 지분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우려도 깔려 있다.
이에 대해 박 대변인은 “대선 후 총선까지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만약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 ‘신부패 정권’에 대한 경계 심리가 생길 테고 그러면 민노당에 다시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호언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정기선 기자 ksc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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