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장성급회담서 ‘몸싸움’

  • 입력 2007년 12월 14일 03시 02분


北측 ‘비공개 합의’ 어기고 어로구역 설명 시도… 우리측과 마찰

13일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에서 열린 제7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양측이 몸싸움을 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북측은 이날 전체회의에 앞서 남측 기자들에게 설명하겠다며 회담장의 빔 프로젝터로 자신들이 주장하는 공동어로구역 및 평화수역 위치가 표시된 지도를 영상으로 띄웠다.

이에 남측 대표들은 “기자들이 있는 상태에서 빔 프로젝터를 가동한 것은 회담의 비공개 합의를 위반한 것”이라며 제지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남측 지원 인력인 김모 해군 소령이 전원을 끄려고 빔 프로젝터로 다가가자 북측의 한 수행원이 김 소령의 몸을 두 차례 밀치면서 강하게 항의했다.

양측 회담 대표의 제지로 몸싸움이 더는 확대되지 않았지만 전체회의는 예정보다 30분 늦게 시작됐다.

북측 단장인 김영철 인민군 중장은 “개성공단의 3통(통행, 통신, 통관)을 위한 군사보장합의서 등 첫날 회담 결과를 남측이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개했다. 회담에 성의가 없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이에 남측 수석대표인 이홍기(육군 소장)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북측이 괜한 고집을 부린다”고 받아치는 등 회담은 내내 냉랭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라이스 “핵제거전 北과 폭넓은 관계 준비안돼”▼

“부시 친서-뉴욕필 평양공연, 대북정책 완화 아니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하기 전까지는 북한과 폭넓은 관계를 맺을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고 콘돌리자 라이스(사진) 국무장관이 12일 밝혔다. 라이스 장관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과 이란이 핵 위협 국가 명단에서 제외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이나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한 것이 북한(문제)에 맞서는 미국의 단호함이 완화된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하며 “가장 중요하고 우선 순위에 있는 것은 핵무기 프로그램을 다루는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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