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가 16일 밤 이른바 ‘이명박 특검법’을 수용하겠다고 전격적으로 결정한 데는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의 영향이 컸다는 후문이다.
대통합민주신당이 검찰의 BBK 사건 수사 결과 발표 직후부터 ‘이명박 특검법’을 발의하고 거세게 몰아붙이자 한나라당 일각에서는 “특검법을 당당히 받아들여 부당한 정치공세임을 국민에게 알리자”는 의견이 나왔다. 이 부의장도 같은 생각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당시에는 소수 의견에 불과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6일 오전 대통합민주신당이 이른바 ‘이명박 동영상’을 공개한 뒤 여론이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핵심 측근들은 동영상 공개가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이며 이 후보에게 특검법 수용 카드도 고려할 만하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하지만 이 후보는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한나라당은 특검법 처리 저지를 위해 당직자와 당원들에게 이날 오후 8시까지 국회에 모이라는 총동원령을 내렸다. 그러나 물리적 충돌만 있을 뿐 해결책은 보이지 않았다.
한나라당 지도부는 최고위원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이날 오후 10시경 긴급 소집했다. 이 부의장의 주도 속에 특검법을 받아들여 국면을 전환하고 국회 대치 상황을 풀자는 결론을 내렸다. 강재섭 대표는 오후 11시경 이 후보에게 회의 결론을 보고했고 이 후보는 흔쾌히 받아들였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