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2007 D-1]李 “특검한다고 사슴이 말 되겠나”

  • 입력 2007년 12월 1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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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을 이틀 앞둔 17일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정국을 흔들고 있는 ‘BBK 동영상’에 대해 적극적으로 해명하며 전북과 수도권 공략에 나섰다.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수도권 지역을 돌며 소외 계층을 붙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고, 무소속 이회창 후보는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에게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거듭 호소했다. 》

李 “특검한다고 사슴이 말 되겠나”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는 17일 경기 수원시와 전북 익산시를 찾아 ‘BBK 동영상’과 ‘이명박 특검법’에 대해 자신감을 보이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이날 수원시 지동시장 앞에서 벌인 유세에서 “검찰이 이명박을 죽이려고 철저히 조사하고 조사하다가 무혐의라고 했다”며 “특검을 하든 재수사를 하든 당당하고 두려움이 없다”고 역설했다.

그는 ‘BBK 동영상’ 공방을 겨냥해 “저 사람들이 죽기 살기로 BBK에 매달리는 이유는 대선에서 이길 가능성이 전혀 없으니 다음 총선을 생각해서 물고 늘어지겠다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TV 선거방송연설에서도 “사슴을 말이라고 우길 수는 없다. 특검이 아니라 무엇을 하더라도 (BBK 사건에 대한 수사) 결과는 같을 것이다. 사기범과 손잡고 저를 공격하더니 이제는 공갈범과 손잡고 공격하고 있다”고 대통합민주신당을 비난했다.

이 후보는 “정치공작으로 망한 이회창 후보가 정동영 후보와 손을 잡고 저를 공격하는 것을 보면서 ‘여의도 정치가 이런 것인가’ 하는 무상함을 느낀다”고 말한 뒤 청와대를 향해 “더 가관이다. 선거 중립 의무는 내팽개치고 범죄자를 매개로 한 반(反)이명박 동맹에 가담해 못된 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앞서 이 후보는 이날 오전 익산시 익산문화원에서 새만금 경제자유기지 건설을 골자로 하는 ‘전북광역경제권 발전구상안’을 발표했다.

그는 △신시도 무녀도 선유도 등에 국제해양관광단지 조성 △익산 전주 정읍 등에 복합지구 개발 △새만금∼무주∼포항을 연결하는 동서고속도로망 구축 △무주 진안 장수지역과 정읍 남원 순창 임실 고창지역에 신(新)특화경제권 조성 등을 약속했다.

익산·수원=정기선 기자 ksch@donga.com


촬영 : 이종승 기자


촬영 : 이종승 기자


촬영 : 신원건 기자

鄭 “범죄혐의 李후보, 제2의 닉슨”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대선 후보는 대선을 이틀 앞둔 17일 수도권을 돌며 소외 계층과 바닥 민심을 붙잡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은평소방서를 방문한 자리에서 “차기 소방방재청장을 소방공무원 중에서 임명하고, 소방업무의 전문성과 정책결정 및 예산운영의 독립성이 확보되도록 소방청의 독립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안전 직렬을 신설해 재난관리 담당자들의 전문성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또 서울 마포구 염리동 서울여고를 찾아 학생 및 교사들과 간담회를 열고 “밤늦게까지 국영수 선행학습에 매달리게 해 창의성 교육을 망치는 외국어고를 폐지하겠다”면서 “외고 폐지를 통해 외고에 입학하기 위해 부담하는 학원비를 줄여 줄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오후에는 경기 성남 중원시장과 의정부 중앙로 제일시장에서 서민들의 표심을 잡는 데 주력했다.

이에 앞서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의 사퇴를 요구했다.

정 후보는 “우리는 희대의 사기극을 보고 있다. 거짓 지도자와 함께 나라를 발전시킨 사례는 동서고금에 없었다”면서 “이 후보는 범죄혐의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며 제2의 닉슨, 제2의 탁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흩어진 표는 사표(死票)가 되고, 사표가 많아지면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서 “이 후보를 반대하는 사람들을 한 군데로 모아 달라. 19일 출구조사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대반전과 대역전의 드라마가 일어났을 때 정동영을 찍은 사람이든 찍지 않은 사람이든 엄청나고 신선한 충격을 받을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촬영 : 김동주 기자


촬영 : 김동주 기자


촬영 : 김동주 기자

昌 “李, 당선된다 해도 곧 물러날 것”

무소속 이회창 대선 후보는 17일 “저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함께 우리나라의 미래를 열어 가기를 갈망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이날 인천 남동갑 선거연락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렇게 강조한 뒤 “박 전 대표가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역사적 결단을 내려 주시기를 간곡하게 부탁드린다”며 한나라당 이명박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철회와 자신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는 또 “그분(박 전 대표)의 뜻이 저와 같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창조하는 단계에서 그분과 같은 정직한 정치 지도자의 힘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의 ‘공동정부 구성’ 제안에 대해선 “정 후보는 여권의 후보로서 저와 공동정부를 구성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은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이 후보는 또 이날 TV 방송연설과 유세에서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이 후보는 TV 방송연설에서 “BBK와 아무 관계가 없다던 (이명박 후보의) 말이 모두 거짓으로 드러났다”며 “특검이 진실을 밝혀 만에 하나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 해도 되자마자 물러나는 사상 초유의 불행한 사태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또 이날 강원 춘천시청 앞 광장 유세에서 이명박 후보에 대해 “눈뜨고 빤한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어떻게 국가지도자가 될 수 있느냐”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여론조사를 믿지는 않는다. 세상에 이런 게 나왔는데도 한나라당으로 정권 교체가 돼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은 것처럼 나왔다. 마음으로 눈물을 흘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이날 저녁 서울 남대문로 숭례문 앞 광장에서 열린 ‘정권 교체 궐기대회’에 참석했다.

이명건 기자 gun43@donga.com


촬영 : 신원건 기자


촬영 : 신원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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